우주에서 산다는 상상으로 시작된, 테라포밍
대기구성과 자기장 등의 한계로 비현실적 프로젝트
행성 내부나 일부를 개발하자는 대안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GrTsw1une1o
어릴 적 '은하철도999'나 '장고' 같은 만화영화를 보면서, 지구 외의 행성들도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었다. 가령 행성 간의 이동을 기차로 하고, 별 다른 보조장치 없이도 호흡을 하면서 집을 짓고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것이다. 테라포밍(Terraforming)은 다른 천체(주로 행성)를 인간이 거주할 수 있도록 변형시키는 과정으로, 수 십 년에 걸쳐 널리 논의되어 온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한 한계들이 산재한 과제이다. 테라(Terra)는 라틴어로 땅·지구를 의미하는 여성형 명사로, 로마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텔루스(Tellus)의 이명이다. 석회암의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적토층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테라로사(Terra rossa)에서 로사(rossa)는 붉은 색을 뜻한다. 와인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프랑스어 떼루아(Terroir)도 토지·토양·풍토의 의미이다. 많은 영화에서는 특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마치 지구의 환경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처럼 표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기, 자기장 및 시간 등의 수많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오늘은 테라포밍의 한계와 대안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자.
한계 1) 부적합한 대기밀도와 대기구성
행성의 테라포밍에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유력한 테라포밍 후보인 화성은 대기밀도가 지구 대비 1% 수준에 불과한 대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낮은 대기밀도를 호흡 가능한 수준으로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수백년에 걸쳐 대기 중으로 방출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도 인간의 삶이 유지 가능한 기후·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인 시간이 요구될텐데, 수백년 내지 수천년이 걸릴 수도 있다. 지구의 대기는 인류의 삶에 매우 중요하면서도 당연시되고 있지만, 사실 인간생존에 필수적인 대기권 조성은 너무나 복잡하여 기적에 가깝다. 예들 들어 화성의 희박한 대기는 주로 이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어, 인간의 호흡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산소·질소를 공급해줘야 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게다가 호흡 가능한 대기성분의 구성이 반드시 거주의 가능을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대기밀도가 약간만 높거나 낮아도 생명유지를 어렵게 할 수 있다.
한계 2) 자기장의 부족
지구의 자기장(magnetic field)은 태양과 우주에서 날라오는 방사선(radioactive ray)으로부터 지구을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자기장이 부족한 행성은 방사선 문제로 테라포밍이 어렵게 된다. 생성된 대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력·자기장이 필요한데, 자기장이 부족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성대기는 얇아지게 되면서 인간이 거주하기에 부적합한 환경이 변해버린다. 행성을 커버할 만큼의 자기장을 형성하는 것은 현재 기술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인공자기장을 제안하고 있지만, 그것을 생산·유지하는데는 매우 큰 자본력과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한계 3) 윤리적 이슈
테라포밍은 각종 윤리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여기에는 행성이나 달의 자연환경을 크게 바꾸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가 기존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 행성의 환경을 바꿀 권리를 누가 가지는지에 대한 고민, 테라포밍의 대상이 되는 행성에 존재하는 외계생명체를 파괴할 위험, 테라포밍의 혜택이 지구인들 사이에서 불공평하게 분배될 여지,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불평등 및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미래세대의 동의 여부 등이 있을 것이다.
실현하기에 벅차지만, 고민 중인 대안
앞서 얘기했듯이 테라포밍은 현재로써는 실현 불가능한 영역인 만큼, 상상력의 영역인 영화에서 주로 다뤄왔다. 2084년을 배경으로 화성의 테라포밍을 다루는 「토탈리콜 : Total Recall」, 22세기를 배경으로 판도라 행성의 테라포밍을 다루는 「아바타 : Avatar」, 맷데이먼의 화성에서의 고군분투와 도전을 그린 「마션 : The Martian」, 그리고 지구가 환경재앙으로 황폐해진 후 인류를 위한 새로운 거주 가능한 행성 찾는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인들을 그린 「인터스텔라 : Interstellar」가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은 우주를 식민지화하려는 인간욕망, 타 행성을 탐험하고 거주환경을 만들려는 도전정신, 그리고 인간이 다른 지적인 외계종들과 상호작용하거나 자연환경을 변화시키려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잠재적인 윤리문제와 같은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테라포밍은 여러 한계들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을 희박해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2가지 내용이 있다.
대안 1) 행성내부 개발
테라포밍의 초점은 호흡이 가능한 대기를 만드는 것이지만, 행성의 내부를 개발하는 것도 그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하수원을 통한 기후조절과 지하도시 조성에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을 집중해야 한다. 지하수원을 설치하면 지구에서와 같이 물의 순환을 통한 기후 조절이 가능하고, 또한 지하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우주방사선을 피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수도 있다.
대안 2) 패러테라포밍
또 하나의 관심 갖는 대안으로 패러테라포밍(paraterraforming)이 있는데, 행성 전체를 테라포밍의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면 행성 일부를 타겟으로 테라포밍하는 형태이다. 거대한 돔 형태의 인공구조물을 만들고 완전히 밀봉시킨 후, 내부에 지구와 유사한 환경(토양, 대기 및 물)을 채워 넣으면 된다. 현재로써는 가장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지만, 패러테라포밍도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게 될 것이다. 도시 규모의 완전히 밀봉된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현재 건축기술력의 한계가 있고, 돔 내부에서 인간, 식물, 미생물 및 대기 등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고도의 기술력의 요구된다. 규모가 매우 작긴 하지만, 영화 「마션」에서 맷 데이먼이 만든 감자 재배용 하우스가 매우 인상적이긴 했다.
오래 전부터 인류는 달 또는 우주의 어딘가에서 사람이나 동물이 살고 있을 것이라는 잠재의식을 가지고 살아왔다. 가령 한국인들은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고 믿었고, 인류 조상들은 우리 은하를 바라보면서 다양한 동물과 인간형상의 별자리들을 그려냈다. 물리학과 우주천체학이 발전으로 우주 속에서 테라포밍할 만한 행성들은 많이 발견하고 있지만, 우주라는 미지의 환경을 극복하기에는 아직까지 인류의 기술력은 한없이 부족하다.
[Music] 어느 행성의 낯선 거리
https://www.youtube.com/watch?v=aSvNGrWvl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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