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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인공태양이라는 이름으로, 핵융합

by Spacewizard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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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현재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 수위를 달리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위기를 해소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는 핵융합 발전 분야이다. 2022년 말 미국이 최초로 레이저에 의한 핵융합 점화(연쇄 반응 촉발)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 에너지 상용화로 가기에는 멀다. 태양 내부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중력의 힘에 의해 서로 충돌해 합쳐지면서 헬륨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 만큼 발생하는 빛과 열이 핵융합에너지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유사하여 흔히들 '인공태양'이라 부른다. 기존 원자력 발전인 핵분열이 우라늄 등 무거운 원자가 중성자와 충돌해 가벼운 원자로 분열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발생하는 것과 정반대다. 

핵융합 원리

기본 원리는 항성의 중심부에서 발견되는 수백만 도에 달하는 초고온·초고압이라는 극단적인 조건을 복제할 수 있는 작고 자체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핵융합에 사용되는 연료는 일반적으로 우주에서 가장 단순하고 풍부한 원소인 수소이다. 핵융합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극도로 높은 온도로 가열해야 하는데, 이는 원자들이 이온화되어 플라즈마를 형성하게 한다. 이 플라스마는 자기장 안에 갇혀 있게 되는데, 용기의 벽에 닿아 에너지를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플라스마가 일정 수준의 온도와 밀도로 높아지면 수소원자의 핵들이 충돌하면서 융합하기 시작하여 헬륨과 같은 새로운 원소를 형성한다. 이 과정은 빛과 열의 형태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에너지는 포획되어 전기로 전환될 수 있다. 핵융합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에너지는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몇 배 더 크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풍부하고 지속 가능한 동력원이 된다.


핵융합 기술의 과제

핵융합의 주요한 과제 중 하나는 원자핵 사이의 정전기적 반발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높은 온도와 압력을 장시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구 위에서는 태양의 유사한 초고온·초고압의 환경을 만드는게 쉽지 않은데, 자연적인 조건에서 원자는 서로 밀어낼 뿐 절대로 합쳐지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핵융합의 원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삼중수소는 융합로 내에서 중성자를 리튬에 충돌시켜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핵융합을 지구상에서 강제로 일어나게 하기 위한 초고온·초고압 환경을 만드는 방식은 2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다.

 

방식 1) 토카막(Tokamak) 방식

 

우선 국제핵융합로(ITER)나 케이스타(KSTAR)가 이용하는 토카막 방식은, 강력한 초전도 자석의 힘으로 도넛 모양의 진공 용기를 만들고 자기장을 회전시켜 핵융합 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이다. 구 소련에서 1950년대 개발되어 가장 많이 연구 중이며 현재의 범용 기술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난이도 수준이고, 아직 점화와 연쇄반응에 성공하진 못한 것은 스케일이 문제였다. 2035년 프랑스 ITER가 완공되면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식 2) 레이저 방식

 

미국과 유럽 일부에서 연구되고 있는 레이저 방식으로, 수소폭탄의 원리와 같다. 자그마한 금속 구슬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고 사방에서 균일한 강도의 초강력 레이저를 발사하여 순간적으로 내부에 초고온·초고압이 형성되도록 한다. 2022년 12월 미국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점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는데, 점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는 투입된 에너지보다 생산한 에너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레이저 방식이 점화에 먼저 성공하면서 에너지화의 이론적 원리를 증명하긴 했지만, 실제론 투입 전력 대비 에너지 생산량의 비율이 터무니없이 낮았다. 기술적으로도 난이도가 너무 높은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핵융합 발전소의 건설과 융합기술의 연구개발과 관련하여 상당한 비용이 요구될 것이다. 또한 핵융합 반응 자체는 핵분열 반응과 같은 위험한 폐기물을 생산하지 않지만, 핵융합 발전소는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핵융합 발전은 화석 연료보다 훨씬 깨끗하지만, 환경적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핵융합 발전소는 냉각을 위해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고, 이는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난제가 될 수 있으며 지역 생태계와 야생동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STAR(케이스타)의 기술력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태양 실험장치인 KSTAR는 플라스마 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공간이다. KSTAR에서는 태양의 중심부 온도보다 7배 이상 높은 섭씨 1억 도에서 보라색 빛의 플라스마가 생성하는데, 초고온 플라스마를 이 안에 얼마나 잘 가둬두고 오래 유지하느냐가 기술력의 핵심입니다. KSTAR는 2018년 1억 도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1.5초 유지하는데 성공한 이후, 유지시간을 30초까지 늘려 왔으며, 향후 2023년에는 50초, 2026년에는 300초 달성이 목표이다. 유지시간 300초가 유의미한 이유는 실험으로 300초 유지를 검증을 한다면, 실전에서는 24시간 또는 1년 이상유지가 가능하다는 간접 검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STAR는 중성자 차단이 불가능해 핵융합 연쇄반응을 연구하지는 않고, 섭씨 1억 도 플라즈마를 유지관리하는 일종의 연구용이다. ITER는 중성자 차폐 장치를 갖춰 핵융합 연쇄 반응 및 에너지화를 위한 블랭킷 기술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인공태양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이유 1) 에너지 생성

인공태양은 거의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력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인공태양을 만드는 과정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핵융합을 포함할 것이다. 만약 이 에너지가 이용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전기를 생산하고 가정과 사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유 2) 우주과학 연구와 탐사

인공태양은 과학 연구 분야 중 핵융합 분야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인공태양을 연구함으로써 과학자들은 항성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이는 핵융합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돌파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인공태양은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우주에서의 장기간의 임무에 유용할 수 있다. 우주선은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하면서 더 멀리 그리고 더 긴 시간 동안 여행하며 우리가 태양계와 그 너머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인공태양은 과학자들이 우주장비를 테스트하고 장기적인 우주여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방법을 제공하면서 우주의 조건을 시뮬레이션할 때에도 사용될 수 있다.

 

한국은 주요 7개국 약 1조원씩 출연하여 2035년까지 프랑스 남부에 만들 ITER를 통해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 실증로 설계 기준을 제시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으며, 순조롭게 실험이 진행된다면 2050년대에는 인공태양을 일상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2022년 겨울 에너지 대란으로 전기료와 가스비 인상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미래에는 이런 일로 걱정 안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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