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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당연하지만 숨은 코로 쉰다는 걸 알려준, 구강호흡

by Spacewizard 2023.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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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가벼운 천식과 비염으로 인해 항상 코가 막히고 머리가 멍했던 기억이 있다. 아직까지도 겨울 초입만 되면 며칠에 걸쳐 호흡곤란으로 고생한다. 최근 수면시간 동안 입스티커를 붙이고 있는데, 이는 익숙하지 않는 비강호흡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이다. 지금까지 본의 아니게 구강호흡을 해왔고, 굳이 호흡법에 대한 개선 필요를 느끼지 못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골이·이갈이·브레인포그과 같은 오래된 습관과 불편함의 원인이 구강호흡일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취침 중 입막음을 시도한 며칠 동안 증대된 폐활량과 맑아진 머리를 경험하게 되면서, 비강호흡이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구강호흡과 함께 흉식호흡이 신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알아보자.

비강호흡과 구강호흡의 들숨 흐름
비강호흡과 구강호흡의 들숨 흐름

 

비강호흡이 필요한, 구강호흡의 문제

 

문제 1) 체내산소 부족

코로 들어온 공기는 여과를 통해 보온·가습이 된 이후, 부비동(부비강)이라는 얼굴뼈 내의 빈 공간들 속으로 들어간다. 부비동으로 들어온 공기는 비강에서는 생성된 산화질소(Nitric Oxide, NO)와 잘 섞인 상태로 폐로 들어간다. 산화질소는 강력한 기관지·혈관 확장작용을 하고, 폐에서 이뤄지는 가스교환을 더욱 원활하게 한다. 이렇게 비강호흡은 폐의 가스교환을 원활히 하고, 혈압도 낮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반면 구강호흡은 들여마신 공기가 여과·가습되지 않고, 산소흡입량이 줄어들고 체내에서 이산화탄소가 덜 배출될 수 있다.

문제 2) 감염위험 증가

구강호흡은 호흡기 감염(감기·독감·폐렴)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입 안에는 세균·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기 전에 필터링하는 자연방어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으로 숨을 쉬면 구강·목이 건조해지고, 이는 세균의 체내침투를 더 수월하게 만든다. 또 입을 통해 차고 건조한 공기가 기관지로 바로 들어오면, 기도에서는 점액분비가 많아지면서 공기 중의 이물질을 배출(청소)시키는 섬모운동이 방해를 받게 된다.

문제 3) 안면 관련 증상

구강호흡을 하면 턱관절 이상, 코골이 및 안면변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에는 인두근, 목근육 및 얼굴근육 등의 근육들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턱관절 근육에 영향을 주는데, 턱관절 관련 통증, 장애 및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입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기도를 지나갈 때 진동을 일으키며 코골이 소리를 발생시키는데, 만성적인 코골이는 수면장애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구강호흡이 지속될 경우 돌출입, 주걱턱 및 안면비대칭 등 후천적인 안면변형이 올 수 있는데, 이러한 얼굴뼈의 변형은 성장 후에 콤플렉스와 불편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한 입이 항상 벌어져 있으면 혀로 자꾸 치아를 누르게 되면서 구강호흡이 장기화 될 수 있기 때문에, 비강호흡시에는 혀끝이 입천장에 가볍게 닿도록 하는 것이 좋다.

복식호흡이 필요한, 흉식호흡의 문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는 자세는 호흡에 주된 작용을 하는 횡격막 근육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슴상부에 있는 보조 호흡근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비정상적인 호흡을 하게 된다. 닫힌 공간에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는 자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를 받아들이는 환기효율이 떨어지면서 졸음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흉식호흡은 목과 가슴 부위의 근육들의 긴장도를 만성적으로 높이고 교감신경의 톤을 높이는데, 이는 섬유근육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섬유근육통은 전신의 근골격계 통증, 뻣뻣함 및 피로감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두통,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원인불명의 통증성 질환이다.

흉식호흡과 복식호흡 출처 동아사이언스
흉식호흡과 복식호흡 [출처:동아사이언스]

 

복식호흡법

정상적인 숨쉬기인 복식호흡은 횡격막의 움직임을 최대로 활용하는 횡경막 호흡이다. 정상적인 호흡은 주호흡 근육인 횡격막과 늑간근이 7:3의 비율로 역할을 하는 것이나,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자세나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이 비율이 무너져 가슴 부위의 근육, 심지어 가슴상부의 보조 호흡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 부위의 근육을 주로 사용하는 흉식호흡의 의존도가 높을수록 호흡의 깊이가 얕고 호흡 횟수가 잦아진다.

횡격막 호흡은 들숨에서 복부가 상하, 좌우 및 전후의 3가지 방향으로 팽창하면서 호흡이 복부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며, 가슴부위는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복부가 3가지 방향으로 팽창하는 동안 그 아래에 위치한 내장기관은 마치 스펀지처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이는 소화기관에 의한 소화작용, 독소물질의 처리와 제거를 촉진한다. 횡격막 호흡은 깊고 느린 호흡으로 산소를 받아들이는 환기효율이 높아지고, 혈압과 심장박동수가 감소되며,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척추와 골반의 자세 안정성을 높여준다. 특히 자세 안정성은 거북목, 요추전만 및 골반경사와 같은 자세이상과 그로 인한 여러 통증들을 해결하거나 완화시켜 줄 수 있다.

 

산소 부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산소가 부족하면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졸림, 두통 및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고, 뇌기능이 저하되어 기억력과 집중력이 약해질 수 있다. 또한 산소의 부족은 호흡 곤란을 가져올 수 있는데, 특히 산소를 더 빠르게 공급하려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심계항진과 얕고 가쁜 호흡을 하게 된다. 이런 폐와 심장의 무리는 가슴 부위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도 기력이 없고 피로가 느껴지기도 하고, 심하면 입술, 손톱, 발톱 및 피부가 푸르게 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앞서 보았듯이 구강호흡은 산소 부족, 감염 취약 및 안면 변형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건강상태의 개선을 위해서는 비강호흡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더불어 복식호흡을 하는게 좋다. 비강호흡과 복식호흡의 정기적 훈련은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등의 호흡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감소할 수 있다. 스스로 비강호흡이 어렵다면, 이의 개선을 위해 약물치료, 수술 및 호흡기 교정기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날씬해 보이기 위해 항상 배에 힘을 주고 복부를 수축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이제는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복부를 충분히 부풀려서 산소를 더 많이 받아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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