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를 피해갈 수 없는, 교도소

보안 중심으로 설계된, 교정 용도의 건물

외부와의 차단과 제한된 사생활·활동

수감자의 고령화 대책과 지방소멸의 타개책 부각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B1sgTZtYmyY

 

최근 북한에서는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으로 집단탈옥이 발생하였고, 해외도피 중이던 모기업 회장이 급거 귀국한 배경으로 태국 교도소의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한 우려라는 말들이 있었다. 교도소는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을 감금하기 위해 설계된 건축물로, 대부분의 국민들은 교정시설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뿐더러 알 필요도 없다. 몇 년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깜방생활」은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교도소라는 공간·환경을 시각적으로 익숙하게 해주었다. 일부 탈옥을 주제로 한 영화들은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비현실적인 탈옥계획을 연출하지만, 현실에서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오늘은 교도소의 공간적 특성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특성 1) 보안 중심의 공간 배치

교도소는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여 설계되는데, 교도소 높은 외벽은 곳곳에 대형조명이 배치되어 있으며, 날카로운 철조망으로 덮힌 울타리와 함께 무장경비원의 통제를 받는다. 교도소 내의 감방과 다른 구역들도 중량의 철문과 강화된 창문 등으로 설계되었다. 전반적인 건물들은 수감자의 감독·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배치되는데, 복도는 길고 좁은 것이 특징이다.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설이다 보니, 감방은 작은 창이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자연광에 대한 접근 제한은 수감자들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곤 한다.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이뤄지는 안양교도소 [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특성 2) 외부와의 차단 및 제한된 사생활

교도소 수감자들은 외부와의 접촉도 제한적인데, 외부와의 연락과 방문객과의 접견도 엄격한 기준·규율 하에 제한적으로 실시된다. 감옥은 공동생활 공간이라서 수감자들을 위한 사생활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여러 명이 하나의 공간(감방·거실)을 공유해야 하며, 감방 내에는 소형가구의 반입만 허용된다. 과거에는 2~3평 남짓의 면적에 5~6명이 생활해왔지만, 이후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1인당 1평 이상의 면적을 제공해야 한다는 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하지만 수감자의 증가와 예산문제로 인해 5~6평 면적에 10명 이상을 수용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현실적인 감방의 크기는 수감자들이 일자로 누웠을 때 꽉 차는 수준이 아닐까 한다. 감방 안에 위치한 화장실은 대소변을 포함하여 세면, 목욕, 설거지, 빨래 등 물을 사용하는 거의 모든 일을 하는 곳으로, 방음이 전혀 되지 않는다. 화장실 냄새로 인한 곤욕이 심해서 가급적이면 매일 치약·세제 등으로 화장실을 청소한다고 한다. 2003년부터 수세식 양변기로 완전히 교체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변기 대용으로 뺑끼통(페인트통)을 사용했었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아직까지 화장실은 뺑끼통으로 불리고 있다.

특성 3) 제한된 활동과 편의시설

 

감방 내에서의 육체활동이 금지되어 있어, 평일에는 교도소 내 운동장으로 나가 주어진 시간 동안 체육활동을 한다. 체육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감방 내에서 밥그릇·페트병 등을 활용하여 비밀리에 운동을 하기도 한다. 오락활동 또한 제한적인데, 여가시간에는 TV를 시청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TV의 주요내용은 법무부의 검열·편집을 거칠 수 있으며, 밤 9시가 되면 방송이 종료된다. 2019년 12월 9일부로 평일은 저녁 6~9시 동안, 주말은 하루종일 생방송이 나오며 지상파 3개 채널을 모두 볼 수 있다. 수감자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TV프로는 드라마인데, 본 방송보다 2~3주씩 늦게 방송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수감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시설과 의료전문인력·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교도소는 폐쇄적 환경이라는 특성상 여러 질병들의 발병률이 일반환경 대비하여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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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에 신축된 국군교도소는 설계단계부터 최첨단 보안시스템을 반영하였고, 미국·북유럽에 일반화된 데이룸(day-room, 주간휴게실)을 국내 최초로 배치하는 등 교정공간의 개선을 가져왔다. 이러한 추세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사회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교도소 공간의 변화도 분명 있게 마련이다.

변화 1) 혐오시설이긴 하지만, 지방소멸에서 피해가려는 수단

교도소는 원자력발전소, 군부대, 쓰레기소각장, 공동묘지 및 화장장과 더불어 혐오시설로 분류될 정도로 인식이 좋지 않은데, 이는 범죄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지역 이미지 실추, 부동산가격 하락, 주변지역 개발제한 등의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교도소에서 탈옥이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접견·퇴소 등의 이유로 위험성향의 인물들이 종종 왕래하기 때문에 치안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교도소도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되어 있다보니, 그 주변은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로 지역개발(특히 부동산 개발)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교도소 유치를 적극 환영하는 지역도 있는데, 경북 청송군이다. 청송군은 이미 4개의 교도소(경북북부 제 1·2·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가 위치하지만, 주민들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규 교도소 유치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교도소가 유치되면, 교정직 공무원과 면회객들이 유입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한다. 또한 청송군에서 생산하는 일부 농산물을 교도소의 부식재료로 납품이 가능하며, 지역내 채용으로 일자리까지 생기게 된다. 이렇듯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지방인구 감소와 함께 수도권 인구편중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지방소멸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현 시국에서, 대부분의 지방은 점차 낙후되고 있다. 이는 많은 지방들이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인근에 산업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구유출을 막고 젊은 층의 유입시켜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지자체들는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교도소 유치라는 카드를 꺼내고 있는 것이다.

변화 2) 재소자의 고령화에 따른, 수감공간 전용화

한국사회의 인구구조가 급격히 고령화되면서, 수감자의 고령화에 대한 대처가 필요해지고 있다. 심신이 약해진 고령수감자에게 고강도의 노동을 기대할 수도 없으므로, 이에 따라 부과되는 작업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각종 노인성 질병(치매 등)에 시달리는 재소자를 관리하는 것도 교정당국으로서는 굉장한 부담이다. 노인층은 재범률이 높은 편인데, 이는 출소 후에도 사회에서 재기·정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경주교도소를 고령자(65세 이상, 남성) 전용 교도소로 리모델링하여, 교정프로그램도 고령자에 맞게 시행하고 있다. 참고로 고령의 여성은 청주여자교도소 고령자 수용실에 수감된다.

이미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를 맞닥뜨린 일본에서는 고령수감자들을 교도관들이 직접 목욕·수발은 물론 대소변 정리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교도관들의 업무부담이 덜어주기 위해, 일본정부는 고령자 전용 수감동을 신축하는 등의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고령자 전용 수감동은 근교의 교도소에 신축하며, 승강기와 도보용 손잡이 등의 부대시설도 만들어져 있다. 미국 역시 일본처럼 전문적인 실버교도소를 만드는 수준은 아니지만, 흉악범으로 하여금 치매흉악범의 수발을 들게 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교도소는 편안함보다는 감금을 목적으로 안전하고 기능적으로 설계되는데, 앞으로는 카메라·센서·드론과 같은 감시기술과 감시·청소·식사준비 등을 수행할 로봇기술의 발전이 기대된다. 하지만 사회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교도소의 공간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사회가 안정되면서 수감자의 고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은 교도소 내의 건물·시설을 개선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로봇이 교도관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전반적인 해결이 있지 않을까 한다.

 

[Music] 교도소 벽에서 흐르는 후회

https://www.youtube.com/watch?v=G0Ag2PkkzmM

Regret Running Down the Prison Wall #교도소 벽에서 흐르는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