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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암, 병기

by Spacewizard 2024.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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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암유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주변에서 80세 이상의 노인들을 살펴보면, 몸 속에 암을 지닌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암의 진행속도가 느리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서 노인의 암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 경향도 있다. 최근의 통계에서는 젊은 사람들의 암환자수·암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 식습관의 변화, 스트레스, 환경오염 등을 언급한다. 하지만 통계의 함정이랄까. 암환자수의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며, 건강검진을 통한 암의 조기발견은 암환자수의 증대와 동시에 사망률의 감소를 가져왔다.

 

하지만 여전히 암은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이다. 인체는 약 60~10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포 내 DNA의 통제를 받는 정상세포는 수십번 분열한 이후에는 성장을 멈춘다. 하지만 DNA의 염기서열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정상세포는 무분별한 분열(성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비정상세포(암세포 포함)가 될 수 있다.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는 주변의 정상세포를 침범하면서 성장·분열하는 특성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신생혈관을 만들면서 산소·영양분을 흡수한다. 이렇게 괴물처럼 자라나는 암은 여러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있는 바, 오늘은 암의 병기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암의 진행단계에 따른, 병기

 

병기(病期, stage)는 병이 진행된 정도(단계)를 말하며, 암의 전통적인 병기는 종양크기, 림프계 침범 여부, 원격전이 여부에 따라 4개의 진행단계가 분류된다. 분류의 구체화하기 위해 기수 뒤에 알파벳(ABC)을 붙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종양크기가 5cm 이상이면 최소 2기 이상이고, 림프절로 전이되었다면 암크기에 상관없이 최소 3기이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다면 암크기에 상관없이 4기이다.

 

0기 : 육안식별 불가하며, 현미경으로 판별 가능한 상태
1기 : 국소적이며, 거의 침윤하지 않은 상태
2기 여러 구역을 침범하기시작한 상태
3기 멀리 전이되지는 않았지만, 수술이 어려운 상태
4기 멀리 있는 다른 장기까지 전이된 상태

 

TNM은 의학적으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암의 진행단계이다. 침윤(浸潤)은 염증·악성종양 따위가 번져 인접한 조직·세포에 침입하는 일을 말하는데, T(Tumor size)는 침윤상태를 나타낸다.

 

T1 : 점막층까지 파고든 상태
T2 : 근육층까지 침범한 상태
T3 : 장기내부로 파고든 상태
T4 : 주변장기로 넘어간 상태

림프계는 폐색·감염·종양전이 등의 이유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는데, N(lymph Node)은 종양이 림프관에 전이된 상태를 나타낸다. 종양이 림프관으로 전이되면 더 멀리 빠르게 퍼질 수 있다.


N0 : 림프절에서 관찰되지 종양 없음
N1 : 림프절 1~2개에서 종양 관찰
N2 : 림프절 3~5개에서 종양 관찰

N3 : 림프절 6개 이상에서 종양 관찰

 

원격전이는 종양이 멀리 떨어진 장기로 퍼져 나간 상태를 말하는데, M(Metastasis)은 원격전이를 나타낸다.

 

M0 : 원격전이가 없는 상태

M1 : 원격전이가 있는 상태

TNM에 따른 병기 분류

최근에 와서, 보다 직관적인 분류

 

과거에는 0~4기의 분류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교과서·논문에서는 이런 병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분화된 분류법이 막상 치료에 적용하기가 어려워, 최근 다음의 개념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국한암(localized cancer) : 1~2기

국소진행암(regional cancer) : 3기

원격전이암(distant metastases) : 4기

 

국한암은 점막·근육을 약간 침범했지만 원발장기에 머물러 국한된 상태이고, 국소진행암은 원발장기를 뚫고 그 주변에 머무른 상태를 말한다. 치료결과의 개념을 내포하여 다음과 같이 분류하기도 한다.

 

조기암(early cancer) : 1기

진행암(advanced cancer) : 2~4기

말기암(terminal/endstage cancer) : 치료불가

 

암조직이 원발장기에만 존재하는 조기암은 치료 후 완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진행암 단계에서는 여러 치료법을 병합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억제·정지시키거나 완치할 수 있다. 말기암은 완치·생명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적극적인 치료가 더는 반응하지 않는 시점부터 악화되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암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4기는 말기암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4기도 병변상태를 최소화·안정화하면서 살 수 있게됨에 따라 무조건 말기암으로 분류하지는 않고 있다. 대개는 6개월 이하의 기대수명을 말기암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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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내의 하수도계, 림프계

 

림프계는 림프관과 그 여러 림프관들이 모이는 림프절로 구성되는데, 림프계를 흐르는 림프(lymph)는 「물」을 의미하는 라틴어 림파(lympha)에서 유래했다. 임파(淋巴)는 림프의 음역이다. 림프액은 혈액이 모세혈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며, 각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함과 동시에 세포의 독소·노폐물(세균·바이러스·염증·세포사체)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림프관을 통해 혈액순환체계로 돌아온다. 혈액에서도 백혈구가 세균을 제거하지만, 미처 처리하지 못한 세균들은 림프계에서 제거된다. 흔히들 혈관은 상수도관, 림프관은 하수도관·쓰레기처리장으로 비유된다.

 

모세혈관보다 크고 투명한 림프관은 한쪽 말단이 막혀 있는데, 그 주변으로 노폐물이 쌓여 압력이 높아지면 근육의 움직임으로 노폐물을 림프관 내부로 들여보낸다. 이 때 림프관 내부로 옮겨진 노폐물은 림프절로 보내지는데, 림프절에서 대식세포 등이 노폐물을 처리한다. 림프절은 1~20mm 규모의 강남콩 모양이며, 전신에 약 수백~수천 개가 존재한다. 특히 귀밑·목·겨드랑이·복부·사타구니·무릎뒤에 림프절이 밀집해 있다. 림프는 초당 1cm의 속도로 느리게 이동하며 역행을 막기 위해 판막이 있는데, 이는 혈관처럼 펌프(심장)이 없기 때문이다. 림프관은 혈관에 비해 순환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럴 경우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으면서 부종이 생긴다. 특히 중력으로 인해 하체(특히 종아리)가 붓는 경우가 많다. 평소 근력운동을 통해 종아리근육을 단련함으로써 펌핑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인체는 언뜻 보면 매우 복잡한 조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단순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암세포의 탄생·성장, 암조직의 침윤·전이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병기의 구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는 사전적 대처보다 사후적 판단이 지배적인 곳이 암의 세계이다.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암의 유통채널은 혈관·림프관이라는 것이다. 암세포가 물류트럭을 타고 전신으로 배송되기 전에, 현시대를 사는 우리는 암조직을 조기발견하려는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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