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14일 마케팅의 원조격, 화이트데이

by Spacewizard 2023. 3. 5.
728x90

새학년의 시작과 함께 한, 화이트데이

동아시아에서 유독 기념하는 이유, 제과마케팅

한국에서 파생된 상업마케팅, 14데이

상업적이지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WfzV02AFKYM

 

1980년대 후반 국민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새학년이 막 시작되는 3월에 설렘 가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용기 있는 남자아이들이 맘에 드는 여자이이들에게 사탕·초콜릿을 애정의 표시로 주곤했던 것이다. 3월 14일날 선물을 주고 받는 배경도 모른 채 그저 무심코 들이내는 친구들을 지켜보면서 그 용기를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과 함께 고백하는 날 출처 올가이드24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과 함께 고백하는 날 [출처:올가이드24]

「운이 좋은 날」이라는 의미를 가진 화이트데이(White Day)는 매년 3월 14일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이다. 서구권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렌타인데이을 기념일로 삼는 반면, 동아시아(일본·한국·중국·대만 등)에서는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 모두 기념일로 인식한다. 중국·한국·대만 등의 화이트데이는 일본과 유사한 형태로 치러지는데, 기본적인 선물을 사탕이다. 하지만 사탕에 국한되지 않고 제과류(쿠키·마시멜로 등)부터 반지·꽃·향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물을 준다. 여성이 선물을 받는 날인 만큼, 3월 14일 무렵이 되면 여성을 상대로 한 이벤트가 많이 준비된다. 화이트데이의 유래는 크게 2가지이다.

유래 1) 일본 제과업계의 마케팅

생각보다 화이트데이의 역사는 짧은데, 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978년 일본 제과업체들은 매년 3월 14일을 화이트데이로 정하고, 1980년 3월 14일 첫 화이트데이 이벤트를 시작다고 한다. 사실 그 이전부터 제과상점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임의로 기념일을 정한 경우도 있었다. 후쿠오카의 한 전통과자점도 1970년대 후반 3월 14일을 「마시멜로데이」로 정하고 초콜릿을 넣은 츠루노코를 판매했다. 츠루노코(鶴乃子, 학의 알)하얀 마시멜로에 팥 등을 넣어 만든 형태의 과자다. 이 외에도 여러 업체가 3월 14일을 기준으로 쿠키·사탕 등을 이벤트와 함께 판매했다. 참고로 발렌타인데이는 1960년대 일본의 한 제과업체 마케팅의 일환으로 생겼는데, 이 업체는 초콜릿을 통해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도록 유도하는 광고를 하였다고 한다.

유래 2) 러시아 유래설

한대기후대에 속한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 지역은 3월의 봄이 도래해야지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매년 3월 중순 봄맞이 축하파티를 개최했고, 그 자리에서 한겨울 동안 이성을 만나지 못했던 청춘들은 사랑을 확인하곤 했다고 한다. 어느 해 3월 14일 파티를 마치고 귀가를 하던 한 청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지역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봄축제 기간 동안 보드카를 주고받는 풍습이 생겼고, 청년이 죽은 날을 화이트데이라 불렀다고 한다. 보드카의 투명한 색을 화이트로 표현한 것이다.

"청년의 몸을 녹여 줄 보드카 한 병만 있었어도,
죽지 않았을텐데"

 

러시아 유래설이 맞다고 하면, 화이트데이는 발렌타인데이와 큰 연관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본 제과업계의 마케팅으로 부터 화이트데이가 생겼다면, 화이트데이의 날짜를 3월 14일로 정한 것에서부터 발렌타인데이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발렌타인데이에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과 함께 고백하면, 그로부터 1달 후인 화이트데이에 남성이 고백 받은 것에 대해 답례를 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츠루노코에 초콜릿을 넣은 것도 발렌타인데이에 받은 초콜릿에 대한 답례라는 의미다.

728x90

1990년대 시작된 한국의, 14일 마케팅

매월 14일은 기념일로 하여 선물을 주고 받거나 기념이벤트를 한다고 하여 「14(fourteen) 데이라고 한다. 원래 2월 발렌타인데이와 3월 화이트데이 정도만 있었지만, 현재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모든 월에 14데이를 만들어 놓았다. 1980년대 초 일본에서 화이트데이가 시작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90년대 들어 한국에서도 화이트데이가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한국에 생겨난 14데이는 아래와 같은데, 억지·우스꽝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1월 14일 다이어리 데이 (Diary day)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Valentine day) : 초콜릿 선물
3월 14일 화이트 데이 (White day) : 사탕 선물
4월 14일 블랙 데이 (Black day) : 솔로들이 짜장면 먹는 날
5월 14일 로즈 데이 (Rose day)
5월 14일 옐로우 데이 (Yellow day) : 솔로들이 카레 먹는 날
6월 14일 키스 데이 (Kiss day)
7월 14일 실버 데이 (Silver day) : 은반지 선물
8월 14일 그린 데이 (Green day) : 연인끼리 삼림욕
9월 14일 포토 데이 (Photo day)
10월 14일 와인 데이 (Wine day)
11월 14일 무비 데이 (Movie day)
12월 14일 허그 데이 (Hug day)

 

하지만 12개월만 기념하기에는 성이 차지 않았던지, 14데이에 국한되지 않고 기념일이 추가적으로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3월 3일 삼겹살데이, 11월 11일 빼빼로데이다. 화이트데이는 실제로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념일이지만,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애정·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날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겨울 움추렸던 가슴을 열고 호감있는 이성에게 다가가보는 건 어떨까.

 

[Music] 처음 본 설레임

https://www.youtube.com/watch?v=D9lDxiU4kqo

Excitement when I First Saw #처음 본 설레임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