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대륙이동으로 달라붙은 적도의 땅, 태백

by Spacewizard 2023. 3. 7.
728x90

5억년 전 적도 이남에 위치했던, 강원도 태백

얕은 바다 속의 퇴적물이 대륙충돌로 밀려서, 산맥
오래 전 태백과 이웃했을 수 있는, 호주·부탄
대륙이동의 원인은 지구내부에 일어난, 대류
대륙충돌로 생긴 산맥, 대륙분리로 생긴 바다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MK_hZScsAyA

 

최근 KBS에서 방영된 「히든어스 한반도 30억년」 2편을 보면서, 놀라움과 함께 중고등학교 지구과학에서 배운 단편적인 지식들이 스쳐갔다. 이전 글 <교도소 개장을 준비하는, 태백>에서는 국내 단일탄광으로는 최대규모인 장성탄전이 있다고 언급했다. 대륙이동설이 강원도의 석회암·석탄의 매장의 근원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다소 엉뚱할 수도 있다. 대륙이동설은 수백만 년에서 수억 년 동안 대륙이 이동하며 현재의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왜 한반도 내에서도 태백에 석탄이 매장되었는지를 알아보자.

적도에서 석회와 석탄을 실어온, 태백

삼엽충 화석이 발견된 태백지역은 과거 화석의 주인공들이 살던 고생대 바다였을 것이다. 고생대의 삼엽충 화석이 선명한 구조를 보이면서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삼엽충 껌데기가 석회성분(탄산칼슘)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석회암은 바닷 속에서 작은 입자들이 가라 앉으면 그 중에 자성을 띤 광물들이 지구자기장 방향에 따라 배열되는데, 자기장이 화석처럼 기록되어 연대를 알 수 있다. 고생대 고지자기 조사의 결과, 5억년 전 강원도는 남위 12에 위치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약 3.5억년 동안 이동한 결과, 현재의 위치에 도달한 시기는 약 1.5억년 전이라고 한다. 대륙들 간에 충돌하는 과정에서 그 사이에 있던 퇴적암들이 밀려 올라와서 현재와 같은 높은 산맥을 형성하였다. 태백산 분지에서 동쪽·북쪽에 위치한 모든 산들은 5억년 전에는 먼 곳에서의 얕은 바다였는데, 무려 1.5km 두께의 퇴적물들이 약 6천만년 동안 여기서 쌓였다고 한다.

태백지역에서 발견되는 삼엽충 화석과 같은 화석이 부탄에도 있다고 한다. 부탄 블랙마운틴에서 발견된 삼엽충의 이름은 링귀아나스피스(Lingyuanaspis)라고 하고 하는데, 이는 태백의 삼엽충과 동일한 삼엽충으로 전 세계에 북중국와 한국의 태백에서만 발견된다고 한다. 캄브리아기·오르도비스기에는 태백·부탄이 서호주 옆에 있었거나 인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실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 호주 보나파르트 분지와 캐닝 분지에서도 발견되었다. 약 5.2억년 전에 중한랜드(Sino-Korean Craton)와 호주 사이에 얕은 바다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그걸 조선해(Joseon Sea)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모래로 시작해서 석회질 골격의 생물사체들이 계속 쌓여서 석회암도 만들어졌다. 조선해의 왼쪽 바다에 태백이 위치하였고, 조선해의 오른쪽 바다에 부탄이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중한랜드와 조선해 위치 출처 KBS
중한랜드와 조선해 위치 [출처:KBS]

태백·영월·단양 라인으로 생물사체로 이뤄진 퇴적암이 이어진다. 땅 속으로 스며든 물이 지하의 석회암을 녹이면서 빈 공간이 생기면서 주저앉게 되는데, 이렇게 깔대기 모양으로 형성된 것이 돌리네다. 정선 민둥산도 석회암산이고, 삼척 덕항산에는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 환선굴, 대금굴, 그리고 관음굴이 있다. 석회암이 쌓인 위도는 남위 10도에서 적도 근처로 파악된다. 그 때 강원도는 적도에서 남위 10도 근처에서 있다가, 점차 북쪽으로 움직이다가 중생대 초기에 아시아와 붙으며 융기해 육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암석 속에서는 지난 5억년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수많은 생명체들의 흔적들이 남겨져 있다고 한다.

태백 구문소에는 시대를 달리하는 퇴적층들이 아래위로 붙어 있는데, 아래에는 오르도비스기(4.6억년 전) 석회암 퇴적층이 있고 위에는 석탄기(3.2억년 전) 역암 퇴적층이라고 한다. 약 1.4억년(실루리아기~데본기)이라는 시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데, 이는 그 당시에는 태백이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지 않고 바다 위로 올라와 떠다니고 있어서 바다생물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름기(2.6억년 전)에 엄청나게 쌓인 식물들이 지하로 내려가며 열과 압력을 받아서 석탄이 만들어졌는데, 태백은 우리나라 최초 석탄 발견지다. 

한반도는 어디서 왔나

서울대 교수 최덕근의 저서 「지구의 일생」을 인용하면, 고생대 초기에 한반도는 크게 2개 부분으로 나뉘어, 각각 중한랜드와 남중랜드에 속했다. 이때 중한랜드와 남중랜드는 초대륙 곤드와나(Gondwana)의 가장자리에 있었고, 곤드와나의 중심부와는 내륙해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 한반도의 북부지괴와 남부지괴는 중한랜드, 그리고 중부지괴는 남중랜드에 속했다. 고생대 초기 곤드와나 대륙과 중한랜드 사이에 있던 내륙해는 조선해로 명명되었으며, 이 조선해에 쌓인 퇴적물이 조선누층군이다. 조선누층군이 분포한 강원도 남부 일대를 태백산 분지라고 일컫는다.

5억 년 전의 고지리도 남위 10도 부근, 현재의 동아시아 지체구조도 출처 최덕근
5억 년 전의 고지리도 남위 10도 부근(좌), 현재의 동아시아 지체구조도(우) [출처:최덕근]

대륙이동설

대륙이동설은 지구의 지질학적 변화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 중 하나로, 지구의 대륙들이 서로 이동(분리·연결)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다는 것을 설명한다. 대륙이동이 일어나는 원인은 지난 20억년 동안 지구내부에서 일어난 열대류와 연관있고, 이 대류는 대륙판을 움직이게 하며 지구 내부에서 열과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륙들은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데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북아메리카판도 연간 약 2.5cm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륙이동은 지구의 지형, 생태계 및 인류의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지형이 변화하고 산맥과 바다가 형성되며 화산폭발과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구의 생태계와 종의 분포와 진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인류는 지구 상의 다양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고, 문화·언어·식생 등이 상호작용하면서 다양성과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대륙이 움직인 흔적, 산맥과 바다

대륙충돌로 산맥이 생기고, 대륙분리로 바다가 생겼다. 약 5,000만년 전 인도대륙은 아시아대륙과 충돌하여 붙었고, 이 과정에서 히말라야 산맥이 형성되었다. 약 3,500만년 전 북미 대륙과 남미 대륙은 서로 충돌하면서 연결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안데스 산맥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약 1억년 전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은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나, 이후 분리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 과정에서 지중해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약 8,000만년 전 호주 대륙과 뉴질랜드는 하나의 대륙이었으나, 이후 분리되는 과정에서 타스만 해협이 형성되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로 약 3억 년 전에는 4개 대륙(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유럽·아프리카)가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이를 판게아(Pangaea)이라고 부른다. 판게아대륙이 분리되면서 현재의 대서양 바다가 형성된 것이다.

 

최근 튀르키에 지진을 보면서 지각(지구표면)은 쉽게 부서질 수 있는 비스킷과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강원도가 지구 반대편의 어디선가에서 왔다는 사실은 다시 생각해도 신기하고 놀랍다. 인류에게 우주는 물론이고 지구내부도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다시금 느낀다. 세상은 멈춰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거.

 

[Music] 변해가는 세상

https://www.youtube.com/watch?v=feM06Tg9mbo

A Changing World #변해가는 세상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