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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무 및 상업 시설을 향한 우려, 그리고 변화

by Spacewizard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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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도시 업무·상업시설 사라질 위기

일하는 방식의 변화, 비대면

하지만 오프라인의 대체불가한 기치, 공간적 경험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GvUqtAvGT3I

 

최근 COVID-19의 대유행을 거치면서, 향후 도시 내 업무·상업시설의 기능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 근거로는 원격근무의 증가, 사람들의 소통방식의 변화, 그리고 전자상거래의 성장 등이 있고,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전통적인 오프라인(off-line) 공간의 불필요성을 부각시켜 왔다. COVID-19가 잦아든 후에도, 우호적인 거시경제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산업성장이 약화되고, 이는 결국 기업들의 오피스 수요와 자영업자들의 상가 수요를 약화시켰다. 부동산시장의 큰 변곡점에 서 있는 우리는 사회·경제적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부동산의 용도변화를 고민해봐야 한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을 가져온, COVID-19


우선 COVID-19 대유행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원격근무의 증가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추세는 COVID-19 대유행 이전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지만, 최근 4차산업 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초고속인터넷 적용의 광범위한 증대가 코로나로 인한 강제적인 비대면(untacting) 환경과 결합되면서 더 수월하게 채택되었다. 원격근무가 미래의 업무표준방식으로 고착화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으며, 기업들도 이러한 새로운 환경을 뉴노멀(new normal)로 채택하면서 업무시설의 불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통신도구·소셜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도·의존도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방식의 변화가 생겨났다. 물론 여전히 대면소통은 중요하지만, 점차 온라인의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친구·동료들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생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부분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사람들이 시간·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 상에서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회의공간을 포함한 업무시설의 필요성을 낮게 평가하게 된 것이다. 부동산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서울 주요 오피스 자료에 따르면, COVID-19가 한창이었던 2021년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공실률(vacancy rate)이 9.4%까지 솟구치면서 서울의 우량 업무시설은 빠른 속도로 비워져 갔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과 기대와는 달리, 2021년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서울 A급 빌딩의 공실은 감소추세를 이어갔다. 물론 2022년 4분기에 약반등이 나타났는데, 이는 2021년 8월 이후 계속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기업이 임대료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후행적으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추진했던 국내외의 주요기업들이 사무실 출근을 일괄 또는 부분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기업으로는 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이 진행 중이며, 해외기업으로는 디즈니와 트위트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정책변경의 공통된 사유는 경제침체를 대비하여 업무의 생산성·효율성을 높이려면 사무실 출근을 통해 대면소통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렇듯 업무시설의 필요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평가는 COVID-19 사태 이후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반전의 기미를 보여줬다. 

 

온라인 쇼핑에 빼앗긴 상업시설, 그 대안


상업시설의 잠재적 소멸에 기여하는 주된 요인은 온라인쇼핑의 부상이다. 국내에서는 1세대 이커머스(옥션·지마켓) 등장 이후 쿠팡·위메프·티몬·마켓컬리가 합세하면서 온라인 쇼핑시장은 점점 덩치를 키워왔다. 때마침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시장은 더 확장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는데, COVID-19가 끝난 이후에도 이미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알게 되버린 소비자들은 당분간 오프라인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사용한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이제 온라인 쇼핑은 우리에게 필수시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오프라인 시장을 주도하는 상업시설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특히 온라인 시장과 겹치는 업종의 경우에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오프라인 상업시설이 고전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온라인 시장이 거의 커버하지 않는 업종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여기서 대안을 고민해 보자면, 온라인 시장에서 대체불가한 무언가를 오프라인 상업시설이 도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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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전유물이 될지 모를, 오프라인

 

유현준의 저서 「공간의 미래」에는 상업시설의 위기·기회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자본주의시대에는 공간을 소비함에 있어서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오프라인 상업공간이 살아남는 길은 오프라인만의 공간적 경험을 주는 방법 뿐이다. 오프라인 공간 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사람이다. 나와 물건 밖에 없는 온라인 쇼핑과 달리 오프라인 상업공간에서는 나, 물건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있다. 물건을 사는 것 외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오프라인 상업공간의 돌파구이며, 인간의 본능은 왠만해서는 바뀌지 않기에 사람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가고 싶어한다. 인류역사를 보면 어느 시대·사회나 계층이 만들어지고 공간이 구분되었는데, COVID-19(전염병)은 이러한 공간의 계층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한다. 백화점 CEO 입장에서도 100명의 중산층 소비자 보다는 1명의 VIP가 더 중요하므로, 전 매장에서 VIP들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가고 그 외의 공간은 축소해 나갈 것이다. 온라인 공간은 기술의 발달로 점점 저렴해지는 반면, 오프라인 공간은 점점 더 비싸진다고 생각해보자. 일반대중은 온라인 공간에서 주로 생활하고, 부유층들이 오프라인 공간은 독점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공간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을 도시 1층 곳곳에 배치되도록 도시공간구조를 리모델링해야 한다.


결국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콘텐츠를 고민해야 하며, 공간의 하드웨어보다는 그 공간 만의 스토리와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을 애용하는 소비자를 외면하기 보다는, 오프라인으로 이끌어 낼 수 있게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미는 공간을 기획하면 된다. 물건만 팔던 유통업과 공간만 제공하던 부동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서 물건·공간 동시에는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전시, 공연, 연결성(콘센트·와이파이), 개성(1인 테이블) 등의 아이디어들이 제시되고 있다.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인 글로벌 브랜드 문화공간인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인 글로벌 브랜드 문화공간인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출처 : 제네시스]

지금까지 향후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이 사라질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짚어 보았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소통하는 방식의 변화 및 소매시장의 변화가 이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시점에서, 부동산 디벨로퍼들도 스스로 변신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 동안의 디벨로퍼들은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물을 지어 분양하는 단순 하드웨어 공급자로서의 역할 만으로도 성장경제시대의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 공간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차별적 경험과 편익이 무엇이 있는지를 충분히 기획해야 한다. 디벨로퍼들은 인허가 내지 건축 전문가가 아닌 공간컨텐츠 전문가의 채용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 오프라인의 쓸쓸한 몰락

https://www.youtube.com/watch?v=LoOjvScXFyc

The lonesome downfall of off-line #오프라인의 쓸쓸한 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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