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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국인을 호화유람선에서 살게한, 르 코르뷔지에

by Spacewizard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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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물론 도시에도 큰 영향을 미친, 르 꼬르뷔지에

기둥 중심, 모듈화,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진 5가지 형식

열악한 거주환경에서 인류를 구원한, 기능주의자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fyp9OsgF5Es

 

대학에서 건축공학와 도시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전공설계수업에서 한번쯤은 들어 본 이름이 있으니, 바로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 도시공학 전공자들에게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세계대전 이후 모더니즘 건축이 급속히 퍼져나가는 시점에 등장한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로서, 20세기 도시공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자신의 건축이론을 확립한 후에 도시(사실상 대단지 규모) 단위로 그 적용범위를 넓히면서 야망을 펼쳐나갔다. 오늘은 대학시절에 교수님들이 입에 달고 살았던 르 꼬르뷔지에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르 코르뷔지에와 아인슈타인
르 코르뷔지에(좌)와 아인슈타인(우) [출처:네이버]

20세기 건축에 큰 영향을 끼친 이론, 3가지

 

젊은 시절 그가 확립한 건축이론을 3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벽체가 아닌 기둥로 건물하중을 버티게돔이노(Dom-ino) 이론, 현대건축의 기준을 제시한 5가지 형식,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사람이 가장 편안한 생활을 가능하게수치화 모듈러(modulor) 다이어그램이다. 라틴어로 집을 의미하는 도무스(domus)와 혁신(innovation)이 결합된 돔이노는 최소한의 철근콘크리트로 바닥을 만들고, 기둥들이 모서리를 지지하면서 건축물 한쪽에 계단식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 3가지 이론은 현재 상식화 되었을 정도로 건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돔이노 이론을 통해 일반화되었고, 현재 주거시설 내의 공간규모 및 가구의 크기 등은 모두 모듈러 다이러그램에 바탕을 하고 있다. 100여년 전 발표한 현대건축의 5가지 형식(1928년)을 보고 있자면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탁견에 무릎을 치게 된다. 왜냐하면 이 형식들은 2023년 현재 대부분의 디벨로퍼와 대형시공사들이 차별화된 고급설계라고 선전하는 요소들에 대부분 포함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축의 5가지 형식은 아래와 같다.

  

필로티(philoty) : 건물을 지면에서 띄움(빈 공간 활용, 습기·환기 용이)
옥상정원 : 1층 필로티로 손실된 공간을 만회(휴식공간)
수평창 : 창을 가로로 길게 만듬(더 많은 채광·뷰) 
자유로운 평면 : 건물하중을 기둥으로 버팀(실내벽 생략)
자유로운 파사드(façade) : 창문과 문을 자유롭게 배치

 

프랑스어로 얼굴을 의미하는 파사드는 건축에서는 건물의 전면(정문·후문)을 말한다. 이후 자신의 건축이론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주택건축이 아니라, 커다란 도시를 건설하고 싶어했다.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대형복합건물을 만드는 것을 자신의 숙원사업으로 여겼는데, 대형복합건물은 당시 프랑스의 열악한 주거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1922년 현대도시(Ville Contemporaine) 계획, 1925년 부아쟁 계획(Plan Voisin), 1934년 출간한 「빛나는 도시(La Ville radieuse) : 기계문명시설을 위한 도시계획론의 기초」를 통해 개념을 발전시켰다. 마침내 1952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세계 최초의 현대식 공동주택 위니테 다비타시옹(Unite d'Habitation)을 준공하였는데, 이는 지중해를 사랑한 그가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호화유람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르 코르뷔지에의 부아쟁 계획
르 코르뷔지에의 부아쟁 계획 [출처:네이버]

열악한 주거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기능주의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을 넘어서 공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그 중 첫번째는 기능주의이다. 집을 '거주를 위한 기계'로 표현한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설계기능성·효율성을 강조하였다. 어쩌면 이는 시대정신이었을 지도 모른다. 사실 20세기초는 산업혁명을 통한 대량생산시대로의 전환, 신재료 개발,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건축가들도 합리성을 추구하려 했었다. 건물은 거주자들의 요구에 맞게 기능하여야 하며, 설계는 공간의 기능적 요구에 기초해야 한다고 믿었다. 벽체가 지지하는 전통적인 건축기법으로는 기능성의 향상에 한계가 있었고, 이에 건축선 내부로 기둥을 도입함으로 설계의 재량·확장성을 높였다. 기능성을 강조한 르 코르뷔지에는 유럽인들을 열악한 주거환경으로부터 해방시킨 주역이 된다.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독일에 지은 주상복합 임대아파트(위니테 다비타시옹)은 건물 1개동에 400세대를 수용하였는데, 오늘날에야 익숙하지만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아이디어였다. 건물내부에는 각종 편의시설(교육시설·피트니스·세탁소·약국·수영장·카페테리아 등)들을 배치하여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1962년 세워진 서울 마포아파트가 위니테 다비타시옹을 모방한 이후, 한국에서는 기능성 높은 아파트를 주된 주택유형으로 채택된다. 그렇다고 기능성이 르 코르뷔지의 변하지 않는 고집같은 것은 아니었다. 노년에 선보인 롱샴(Ronchamp)성당을 보면, 포스트모더니즘보다 더 인간적이고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수치로 표준화된 기계적, 모듈성


르 코르뷔지에가 공간에 끼친 또 다른 영향은 모듈설계를 사용한 부분이다. 건물들을 일련의 표준화된 모듈들로 지어져야 하며, 모듈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되면서 색다른 유형의 공간들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공간을 모두 수치화하여 황금비율로 만든 모듈 안에 사람을 가두었으며, 수학적인 치수가 사람을 편하게 만들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건축을 제조업처럼 생각하다보니, 집은 기계라는 사고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혔던 것 같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설계의 유연성을 향상시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건물을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빠트렸으니, 바인간관계를 건축공간에 반영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맹점은 생전 그가 실험했던 집합주택들을 번번히 실패하게 만든 요인잉기도 했다.


교통에 중점을 둔 기능적, 도시계획

 

도시설계에 있어서도 르 코르뷔지에는 기능적·효율적인 설계이념을 바탕으로 도로·교통체계 중심으로 계획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접근의 도시계획은 전세계 많은 도시공간의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는데, 대표적인 도시로 1950년대 인도 찬디가르(Chandigarh)를 들 수 있다. '빛나는 도시' 컨셉을 기초로 한 찬디가르 도시계획에서 르 코르뷔지에는 인체를 도시에 비유한 설계를 도입했다. 4가지(생활·노동·순환·몸과 정신의 관리)로 구분한 도시기능에 맞춰 공간을 구성했는데, 이는 두뇌(정부기관), 심장(도심), 순환계(도로), 폐(녹지·레저공간), 내장(산업공간)으로 표현되었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정부기능(고등법원·의회·사무국 등)의 집합체인 국회의사당이다. 물론 50만명을 위해 설계된 도시는 예상치 못한 인구증가로 여러 도시문제(환경오염·교통정체·슬럼화)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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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전에 세상을 떠난 르 코르뷔지에가 2023년 대한민국 서울의 광경을 봤다면, 그의 야망이 그대로 구현된 도시라는 찬사를 보낼지도 모른다. 오래 전 지구 반대편에서 실험했던 그의 아이디어들은 현재 많은 디벨로퍼와 대형건설사들 사이에서 특화설계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르 코르뷔지에의 실패가 더 이상 현재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개인적으로 들어본다면, 엄청난 시공기술 발전, 개인주의화된 인간성과 그로 인해 소원해진 인간관계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는 르 코르뷔지에의 머리 속에 나왔기에 클라스는 영원한 것이다. 이런게 바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가 아닌 '죽은 설계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아닐까.

 

[Music] 바람부는 발코니에 서서

https://www.youtube.com/watch?v=C4g4YjYfBDg

Standing on a breezy balcony #바람부는 발코니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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