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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아직까지는 안정적이지 않다는, 스테이블코인

by Spacewizard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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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의 핵심, 가격변동성

안정화 메커니즘, 크게 담보와 알고리즘

미래 기축통화로서의 도전과제, 기술적 아이디어와 지구적 합의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oDEIJgJsnPM

 

최근 암호화폐와 관련한 하나의 사건과 하나의 언급이 이슈가 되고 있다. 우선 2023년 3월 23일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가, 해외도피 11개월 만에 체포되었다. 28만명이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테라·루나 코인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권도형은 한국검찰 뿐만 아니라 미국·싱가포르도 수사를 진행 중이며, 특히 미국검찰은 8개 혐의로 기소한 상태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2023년 3월 26일 엔비디아의 CTO(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클 케이건가 암호화폐는 사회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 덧붙여 엔비디아의 그래픽칩은 암호화폐 채굴(mining)보다는 생성형(Generative) AI에 사용되는게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챗GPT의 초기버전은 약 1만개의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로 만들어진 슈퍼컴퓨터에서 데이터학습이 이뤄졌다고 한다. 스테이블코인 업계 거물의 체포와 생성형 AI 등장으로 암호화폐의 존재가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살펴보자.

 

알고리즘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언스테이블(unstable)

암호화폐는 급격한 가격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비트코인마저도 엄청난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에게 현기증을 일으키곤 한다. 테라(Terra, UST)는 가격변동성을 1테라=1달러를 유지하는 스테이블(stable) 코인 알고리즘으로 설계되었으며, 루나(Luna)테라의 변동성(가격·공급)을 완화시켜 안정적인 테라생태계를 뒷받침한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출시 5개월 뒤인 2021년 5월 1테라 가격이 0.95달러 아래로 떨어지더니, 일주일이 지나서야 1달러로 회복되었다. 이 때 테라폼랩스는 뒤늦게 알고리즘이 작동한 결과라고 발표했으나, 이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수사결과는 달랐다. 미국의 한 대형 투자회사가 테라를 비공개로 대량매수했고, 알고리즘이 아닌 인위(비공개 대량매수)로 인해 가격이 복원된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또한 그 투자회사가 루나를 시세보다 훨씬 싸게 넘겨받아 큰 차익을 본 사실도 있었다고 한다. 이 투자회사는 권도형과 비밀계약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 안정화 메커니즘

안정적인 암호화폐로 설계되는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특정한 자산·자산바스켓에 연동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각 유형별로 안정화 메커니즘이 사용된다. 가상자산 투자사 멀티코인 캐피탈(Multicoin Capital)이 정의한 스테이블코인 트릴레마(Trilemma)는 스테이블코인의 3가지 목표인 가격안정성·자본효율성·탈중앙화은 서로 상충해 동시에 달성될 수 없다는 개념이다. 각 스테이블코인은 이 중 어떤 요소를 중시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게 된다

스테이블 코인 트릴레마 출처 코빗
스테이블코인 트릴레마 [출처:코빗]

 

유형 1) 담보화 스테이블코인(Collateralized Stablecoins)

법정화폐(fiat)실물자산(commodity)에 의해 담보화된 코인으로, 테더(Tether, USDT)와 USD Coin(USDC)가 대표적이다. 보통 1:1 비율로 담보화되며, 발행사는 담보자산을 예치함으로써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안정화시킨다. 사용자들은 언제든지 담보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서로 교환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화한 암호화폐 담보화 스테이블코인(Crypto-Collateralized Stablecoins)으로는 MakerDAO의 DAI가 대표적이다. 암호화폐 담보화 스테이블코인은 담보로 사용되는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100% 이상의 과대담보가 요구된다.

 

오라클을 사용하여 담보가치가 일정한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시스템은 담보자산을 자동으로 처분하여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안정화시킨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유래된 오라클(Oracle)은 본래 신과 직접 소통하여 신탁을 전달해 주는 예언자로, 블록체인에서는 블록체인 밖에 있는 데이터를 블록체인 안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전 글 <거대한 변화의 서막, 토큰 증권>에서도 스마트컨트랙트는 NFT의 기술력을 좌우하는 기반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에서 실행되는 자동화된 계약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스마트컨트랙트는 정보를 평가하여 특정조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해 자동으로 실행되는 블록체인에 미리 지정된 계약이다. 블록체인 특성상 변경·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모든 참가자들이 볼 수 있도록 검증이 가능하며, 계약의 명시된 매개변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면에서 높은 수준의 신뢰를 당사자 간에 보장한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Escrow 계약, DApp, DeFi 플랫폼, 스테이블코인 등을 만들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는 Blind 상태로 외부의 상태를 볼 수 없다. 오라클은 스마트컨트랙트에 외부정보를 제공하는 신뢰할 수 있는 메카니즘으로, 스마트컨트랙트가 확인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가 된다. ​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는 블록체인 밖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할 때 생성될 수 있는 문제로, 블록체인 밖에 있는 데이터인 오프체인(off-chain)을 블록체인 안에 있는 데이터인 온체인(on-chain) 형태로 기록할 때 발생한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온체인 데이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하지만, 오라클을 통해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할 때 오프체인 데이터의 진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오라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통 3가지(투표·중앙값·중간자) 방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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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2)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algorithmic stablecoins)

담보화가 필요 없는 스테이블코인 유형으로, 수학적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특정 통화의 가치에 연계되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오라클을 사용하지 않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조절한다. 


알고리즘 1) 시뇨리지 쉐어(seigniorage shares) : 주조차익 공유

 

이 방식에서는 2가지 토큰을 사용한다. 하나는 가치가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가치가 안정적인 토큰)이고, 다른 하나는 시뇨리지 쉐어 토큰(가격 안정화를 돕는 토큰)이다. 시뇨리지 쉐어 토큰은 스테이블코인의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발행되며,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목표치로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목표치보다 높을 때 시뇨리지 메커니즘이 작동되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시뇨리지 쉐어 토큰 소유자들에게 분배한다. 이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증가하고 가격이 목표치로 낮아진다. 반면에 가격이 목표치보다 낮을 때는 시뇨리지 쉐어 토큰 소유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주어진 비율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데, 이 교환과정에서 소비된 시뇨리지 쉐어 토큰은 소각되어 공급이 줄어들고, 스테이블코인의 공급도 감소하여 가격이 목표치로 회복된다. 시뇨리지 쉐어 토큰 소유자들은 스테이블 코인 시스템의 안정성에 기여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며,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목표가격에 근접하게 유지된다. 이 방식은 결국 시장참여자들이 스테이블 코인이 1달러 밑으로 떨어졌을 때, 다시 1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믿어야 유지된다. 하지만 폭락장이 온다면, 1달러에 다시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하면서 회복하지 못하게 된다. 이전 글 <국내 PF시장에서도 응용된 위험 보험, CDS>에서 시장참가자들의 행동은 소문, 패닉 및 과거 경험 등에 의해서 영향을 받으면서 위험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행동경제학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알고리즘 2) 수요조절 토큰(demand-adjusting tokens)

 

이 방식에서는 하나의 토큰만 사용되는데, 스테이블코인 자체가 수요조절 토큰(가격 안정화를 돕는 토큰)을 병행한다. 이 토큰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공급이 조절되며, 시장에서의 수요에 따라 가치를 유지한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목표치보다 높을 경우, 프로토콜은 수요조절 토큰을 추가로 발행하고 이로 인한 스테이블코인의 공급 증가로 가격이 목표치로 회복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목표치보다 낮을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공급을 줄여 시장에서의 가격을 높이려고 한다. 사용자들은 추가적인 수익 기회를 얻지 못하며, 시스템 안정성에 기여하는 보상 메커니즘이 없다.

알고리즘 3) 자동 시장메이킹(AMM, Automated Market Making)

 

AMM은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암호화폐 간의 거래를 용이하게 하고 가격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메커니즘이다. 전통적인 주문형 거래소(order book exchange)와 달리, 거래의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미리 설정된 공식을 사용한다.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s)들로부터 토큰을 받아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데, LP들은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풀(pool)에 넣어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자본을 제공한다. LP들은 거래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일부 프로토콜에서는 LP에게 추가적인 토큰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AMM은 공식을 사용해 거래토큰 간의 가격을 결정하는데, 대표적인 공식 중 하나는 유니스왑(Uniswap)의 [x * y = k] 공식이다. 여기서 x와 y는 풀 내 2개 토큰의 각각 수량이고, k는 일정한 상수다. 이 공식을 사용하면, 풀의 토큰비율에 따라 가격이 자동으로 결정된다. 사용자가 거래를 실행하면, AMM은 해당거래에 따라 풀의 토큰수량이 변경된다.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려면, 대응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풀에 추가해야 하고,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을 팔려면 풀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받아야 한다. AMM에서의 거래는 슬리피지가 발생할 수 있는데, 슬리피지(Slippage) 거래가 실행되는 동안 시장가격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거래비용의 차이다. AMM에서의 슬리피지는 주로 거래 규모와 풀의 유동성에 따라 달라진다. 

 

계속될 논란, 아직 죽지는 않은 코인

 

수 많은 암호화폐가 개발·유통되고 있으나, 현실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코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정도로 한정된다. 알트코인으로 불리는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송금·환전·NFT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는 '실체 없는' 스테이블코인을 '실체 없는' 시뇨리지쉐어코인이 백업한다는 신기루 같은 개발자의 말로 인해 발생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이 미래의 기축통화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의 중앙화된 기축통화와의 끊임없는 협의와 동시에, 전지구적으로 납득 가능한 가치를 가지면서 완전 분산된 성질의 것이 요구된다. 아직까지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인류의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지구적인 합의가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Music] 새로운 화폐의 등장

https://www.youtube.com/watch?v=UA0_qb7unzc

the Advent Of a New Currency #새로운 화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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