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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생각을 달리 한, 그립과 왼무릎

by Spacewizard 2024.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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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수 많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독학골퍼의 길을 걷고 있지만, 필드 위에서만 서면 이미지 트레이닝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은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또는 그에 상응하는 시간을 투자하면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법칙으로, 골프에도 이 법칙이 분명히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골프에 두각을 보이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그가 영위하는 사업·직업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사람이 많다. 이를 비춰보아 '1만 시간의 법칙'은 단순한 인풋(시간투입)을 넘어, 한번 발생한 아웃풋(전문성)이 다른 분야에서의 전문성 습득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말해준다. 골프에서의 인풋은 이론·이미지트레이닝·실전연습·필드경험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 물론 이 중에서 뭐 하나 빠지더라도, 10년 이상의 골퍼들은 구력으로 커버하기는 한다.

 

왼발목 골절로 인해 5개월 가량 손에서 그립을 놓으면서, 무뎌진 골프감각과 함께 왼발로 지지해야 하는 피니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골프스윙이 완전히 망가졌었다. 하긴 발목이 골절이 되던 찰나의 순간에는 "과연 앞으로 골프를 칠 수는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들었을 정도였으니, 다시 그립을 잡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된다. 우스갯소리로 다시 머리를 올리면서, 골프스윙에 대한 메커니즘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어색함에 적응하는, 오버래핑

 

5개월의 골프휴식기를 보내면서, 지난 6년 동안의 골프습관을 완전히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했었다. 레슨 한번 받지 않은 어색한 스윙동작에는 그 원인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선 시도한 것이 그립교체였다. 이전까지는 결착력이 좋아 보였던 인터록킹(interlocking)을 고집했는데, 이번 기회에 오버래핑(overlapping)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양손이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해서 불안했지만, 점차 양손이 제 역할을 찾아가면서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손맛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감각은 오른검지의 압력이었다. 이전부터 오른검지의 저항을 느낄 수 있어야만 제대로 스윙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 왔지만, 인터락킹으로는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버래핑에서는 테이크어웨이 단계에서 오른팔 내전(프로네이션)으로 오른검지의 하방압을 계속 느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임팩트가 개선되었다. 오버래핑을 하면서 개선된 점은 왼손검지가 스윙 내내 그립에 결착되어 있다는 부분인데, 인터락킹에서는 오른새끼의 간섭으로 왼검지가 무의식적으로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골프그립의 종류
골프그립의 종류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그립·어드레스 루틴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어드레스에서 클럽을 정렬한 후, 왼손등이 하늘을 향한 상태에서 왼손엄지·검지·손바닥으로만 클럽을 들어 올리면, 왼손검지·새끼뿌리가 그립면에 결착되는 느낌이 온다. 다음에는 왼손목을 꺽어서 사프트를 지면과 수평으로 들어 올린 후, 오른중지·약지를 오버래핑으로 결착한다. 여기서 팔과 사프트 간의 레버지리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데, 적당히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오른검지뿌리로 샤프트를 아래로 눌렀을 때 클럽헤드가 들리기 시작하는 팔위치이다. 이후 양팔을 볼 방향으로 밀어내면서 겨드랑이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샤프트를 스팁하게 만든다.

  

채는 올라가도 손을 올리지 말아야, 백스윙

 

7년째 엎어치는 스윙을 하다보니, 컨디션 좋을 때면 덜 깍아치는 페이드 유사구질로 스코어가 유지된다. 하지만 힘이라도 들어가는 순간 여지없이 슬라이스가 발생하는 불안한 골프를 해 왔다. 몸 뒤에서 채가 묵직하게 나오는 낮디낮은 스윙은 내 몸으로 구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드레스에서의 어깨모양이 원인이 아닐까라는 고민을 해봤다. 팔로우스루 지점에서 클럽페이스가 지면을 바라보도록 덮어 보고, 그 때의 어깨근육을 유지한 채 어드레스를 취하면 오른어깨가 저절로 낮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오른중지너클이 샤프트와 연장되었다고 느낄 정도로 오른손등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테이크어웨이 내내 오른손등이 계속해서 하늘을 향하는 느낌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양손검지가 클럽헤드의 무게를 느낌과 동시에 오른손바닥 생명선과 왼손엄지뿌리가 일체되는 느낌을 가지면서, 오른약지로 스윙을 리드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전 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골프>에서도 테이크어웨이에서 오히려 플라잉엘보를 시도해 보라는 언급을 했었는데, 거기서 말한 오른팔꿈치를 뒤로 빼면서 활시위 당기듯 하는 동작과 일맥상통한다.

 

여기서부터는 또 개인적인 테이크어웨이·백스윙 루틴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우선 양팔꿈치를 동시에 오른편 뒤쪽으로 뺀다는 느낌으로 움직인다. 이 경우 오른팔꿈치가 치킨윙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치킨윙은 팔꿈치가 바닥이 아닌 공중을 향한 채로 탑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그 다음이 중요한데, 오른손·팔꿈치의 위치를 계속 내려오른팔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백스윙에서 오른팔(팔꿈치 포함)을 들어올림으로써 스윙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는 올바른 궤도를 이탈하여 아웃스윙을 만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샤프트를 오른전완과 평행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플랫하게 오른손 힌징을 해야 하는데, 이는 몸 뒤쪽에서 헤드무게를 묵직하게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다운스윙에서 팔이 공쪽으로 덤비지 않고 수직낙하를 하게 만들어 준다.

더스틴 존슨 다운스윙 모습
더스틴 존슨 다운스윙 모습 [출처:AFPBBNews]

 

오른쪽을 보지 말라는, 왼무릎

 

그립과 상체를 세팅했다면, 그 후에는 하체루틴을 시작한다. 하체의 핵심은 왼무릎이 스윙내내 왼쪽을 보는 느낌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백스윙에서 왼발목이 트위스트되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왼무릎이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왼발목만 오른쪽으로 꺾여야 한다. 왼발목이 골절되기 전에는 발목꺽임을 제대로 느끼기가 어려웠는데, 발목에 철심이 박혀 있는 상태에서는 발목이 조금만 틀어져도 확실한 느낌이 왔다. 물론 골절부위가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하는 향후 몇 년 간은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왼무릎이 오른쪽으로 힘없이 돌아버리는 것은 궁극적으로 몸통이 오른쪽으로 쏠리기 때문인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오른무릎을 통한 저항이 필요하다. 스윙 내내 몸통은 가급적 정면(볼 방향)을 바라본다는 느낌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체루틴은 2번의 연습스윙(테이크어웨이 리허설)을 통해 잡게 되는데, 우선 첫번째 리허설로 왼발목이 꺾이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그 다음 두번째 리허설에서는 오른무릎을 앞(내지 타겟방향)으로 내밀면서, 하체가 오른쪽으로 밀리지 않게끔 버티는 느낌을 왼쪽으로 버티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왼무릎이 쉽게 접히지 않으면 머리고정이 수월한데, 왼무릎이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무릎이 접히기 때문에 몸이 낮아지면서 무게중심이 무너진다. 개인적으로는 왼무릎을 가급적 앞(발가락)이 아닌 뒤(발목)에 위치시켜서, 왼종아리뼈가 지면과 수직으로 서 있는 것을 선호한다. 이전 글 <부족한 골퍼에게 필요한, 여유>에서 부족한 회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오른무릎을 세우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왼종아리가 수직인 느낌과 백스윙탑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오른무릎을 세우는 느낌을 동시에 가진다면, 백스윙탑에서 남모를 깊이가 느껴질 것이다.  

 

골프 격언 중에 시선과 연관된 말들이 많은데, 이는 사실 표면(시선)이 아닌 실제(몸통·하체)를 이해해야 한다.

 "백스윙에서 볼 오른쪽은 쳐다도 보지마라"

 

위 격언은 시선을 주안점을 두지만, 개인적으로는 왼무릎이 볼 오른쪽을 보지 말라고 들린다. 실제 많은 주말골퍼들이 시선만은 왼쪽으로 두지만, 어김없이 몸통·하체는 오른쪽으로 쏠려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몸통·하체만 오른쪽으로 쏠리지 않으면 시선은 저절로 볼(내지 그 왼쪽)을 보게 되는 것이 본능이다. 이를 많은 레슨프로들은 스웨이(sway)를 하지 말라는 허황되고 상투적인 말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 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골프>에서는 스웨이를 교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했었다. 프로골퍼들의 흔들림 없는 몸통을 조금이라도 따라하기 위해서는 계속된 연구 말고는 답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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