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레스에서의 왼팔꿈치(내지 왼팔오금) 위치는 많은 유튜버들에게 좋은 레슨감이다. 왼팔오금이 정면을 보라는 이들도 있는 반면, 왼팔오금이 타겟반대방향의 측면을 바라봐야 한다는 이도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배경설명은 일견 타당하게 들리지만, 골프라는 운동이 그렇게 단편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마치 보내야 할 목표거리별로 자세·움직임이 스펙트럼처럼 달라진다. 이전 글 <빛을 모으지만 과하면 바래지는, 눈>에서 파장별로 연속적인 전자기 스펙트럼(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골프도 거리별·클럽별(드라이버·우드·유틸리트·아이언·퍼트)로 취해야 하는 자세가 다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이면도 정확한 방향과 거리감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도로 해석되는, 스트로크
미국골프협회(USGA)·영국왕립협회(R&A)에서 발간하는 규정집(Rule Book)은 2019년을 기준으로 스트로크의 정의를 달리하고 있다. 2018년까지는 "공을 치고 움직이려는 의도로 만든 스윙의 전진동작이지만, 클럽헤드가 공에 닿기 전에 선수가 다운스윙을 자발적으로 체크하면 스트로크를 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정의했지만, 2019년 1월부터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클럽을 앞으로 휘둘러 공을 치는 것"
TV에서 골프중계를 보다보면, 공을 치려는 의도에 대한 언급이 가끔 나온다. 주말골퍼들은 가끔 헛스윙이 나오기에, 공을 치려는 의도와 상관없이 웃으며 관대하게 넘어간다. 하지만 정식경기에서는 공을 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스윙을 했다면 스코어에 계산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로크(stroke)는 공을 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스윙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스윙동작(테이크어웨이·백스윙·다운스윙) 뿐만 아니라 기타동작(그립·어드레스 등)도 포함된다. 스트라이크(strike)에서 유래한 스트로크는 팔을 흔드는 행위를 의미하며, 스포츠에서 스트로크는 공을 치는 타격·타법으로 변화했다. 투어프로들의 가장 흔한 경기방식인 스트로크 플레이는 스트로크를 가장 적게 적어내야지 이기는 방식이다.
테이크어웨이를 결정하는, 왼팔오금
왼팔오금의 방향설정은 단정해서 말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3가지 경우로 구분하는데, 드라이버(정면)·아이언(측면)·퍼트(정면)이다. 이전 글 <백스윙에서 신경써야 할, 오금과 힌징>에서 왼팔오금이 정면을 향해야 하는 이유로 스윙 내내 왼겨드랑이가 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었다. 드라이버처럼 쓸어치는 롱클럽은 어드레스에서 왼팔오금이 측면으로 조금만 틀어져도 왼팔꿈치가 몸에서 도망가면서 겨드랑이가 벌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드레스 단계에서 의식적으로 왼팔오금을 정면을 향하게 하지만, 결국 테이크어웨이가 끝나는 단계에서는 왼팔오금이 우측을 바라보게 된다.
어드레스에서부터 왼팔오금이 우측으로 향하는 아이언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왼어깨이다. 양팔을 우측으로 보낼려는 시도 없이 왼어깨를 수직 아래으로 떨어트려 왼팔을 수직 위로 들어 올려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테이크어웨이 구간을 생략하는 것이다. 드라이버는 테이크어웨이가 끝나서 왼팔오금이 우측을 바라보는 순간, 왼어깨를 수직 아래로 떨어트려야 한다. 한 가지 의문은 퍼트이다. 골프에서 클럽기장별 스펙트럼이 있다고 하면, 가장 짧은 퍼트에서는 왜 다시 왼팔오금이 정면을 바라봐야 하는지.
손이 아닌 어깨로 해야 하는, 퍼트
모든 스윙에서 왼어깨가 위로 튀어 올라가면 안된다. 왼어깨가 아래를 누른다면 임팩트 직전까지 가슴은 볼의 오른쪽을 향해 있을 것이고, 왼어깨가 위로 튀어 올라간다면 이미 가슴은 볼의 왼쪽으로 돌아서게 된다. 대부분의 실수(뒤땅·슬라이스·훅 등)는 공통적인 원인을 가지는데, 가슴이 클럽보다 먼저 볼을 추월하는 것이다. 해결책은 왼어깨를 낮게 유지하는 것으로, 어드레스에서 이미 왼팔을 최대한 아래로 내려잡는 것이다. 덤으로 허리도 자연스레 더 숙여진다.
많은 투어프로들이 퍼트는 오른손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오른손으로만 퍼트를 잡고 스트로크를 하면, 초보자들은 오른손목을 사용하려 든다. 오른손 퍼트에서 중요한 것은 오른손목 보잉(bowing)으로 오른팔을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오른팔꿈치를 몸 안쪽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경직된 오른팔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깨를 움직일 수 밖에 없다. 퍼트는 지면에서 헤드를 띄워놓고 스트로크하는 것은 맞으나, 경험상 지면에서 떼면서 스트로크하는 것이 좋다. 지면에서 띄운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양팔의 근육을 경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타이거우즈의 퍼팅드릴에 숨겨진 진실은 그립버트의 연장선과 오른팔꿈치의 접점에 있지 않을까 한다.
오른팔 내전의 정확한 의미, 오른손목
모든 스윙에서 공통적으로 의식해야 하는 부분은 테이크어웨이가 끝난 후에 취해야 할 오른손목 회전방향이다. 오른팔을 우측으로 돌리면 무의식적으로 오른손목이 외전하게 되는데, 이 부분을 의식하면서 반대움직임(내전)을 취한다. 오른엄지 뿌리를 지렛대 삼아서 오른손목을 내전함으로써, 올바른 스윙궤도로의 진입이 이뤄진다. 이전 글 <부족한 골퍼에게 필요한, 여부>에서는 오른손엄지의 두번째 마디가 최대한 그립에 접할 정도로 롱썸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오른손목 내전을 수월하게 해주는데 큰 도움이 되는 사전동작이다.
리허설을 통해 왼팔오금 위치와 오른손목 내전 느낌을 점검하면서, 또 하나 의식해야 하는 것이 클럽헤드를 올바른 스윙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한 사전조치이다. 오랫동안 신기해했던 부분이 있는데, 테이크어웨이 단계에서부터 스윙궤도가 볼타겟라인 아웃으로 벗어나는 것이다. 수 많은 이론들로도 교정이 쉽지 않았기에, 시행착오를 통해서 솔루션을 찾아보고자 했다. 이렇게 해서 찾아낸 방안이 오른손 롱썸에서 착안한 왼손 롱썸으로, 왼손엄지를 밀어서 만든 따봉동작이다. 이는 샤프트를 좀 더 스팁(steep, 가파르게)하게 늘어트리면서, 클럽헤드가 볼타겟라인 안에서만 움직이게 해준다.
왼오금이 우측을 바라보는 순간부터는 왼어깨 수직낙하와 오른손목 내전을 일체화하여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만 그립이 내 몸 밖을 벗어나지 않을 뿐더러, 백스윙·다운스윙 내내 골퍼의 시야에서 공과 그립이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퍼팅에서도 안정적인 거리감·방향감을 가져다 주었다. 또한 일부 레슨에서는 양손엄지 자세를 롱썸·숏썸으로 구분하여 알려주기도 하는데, 이는 레슨가의 개인적인 감각일지도 모른다. 일단 내 몸은 양손엄지 모두 롱썸이 잘 맞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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