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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채찍처럼 다뤄야 하는, 샤프트

by Spacewizard 2024.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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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잔디 위를 걸으며

https://www.youtube.com/watch?v=WR0KZ83MPZQ

Walking on the Grass #잔디 위를 거닐며

인간이 본능적으로 선호하던 자연(사바나)와 단절된 시점은 산업화 이후이며, 인간들은 임계치 이상의 시간 동안 자연과 단절되면서 녹색갈증을 겪게 되었다. 결국 육체·정신적 회복을 위해서는 자연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병문안 갔을 때, 창가자리에 위치한 베드가 더 좋게 느껴진다. 고층에서는 강물·숲·하늘을 바라볼 수 있고, 저층에서는 나무·잎새나 확 트인 도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스포츠들이 녹색잔디가 깔린 그라운드에서 치러지는데, 여기서 인류조상이 생존을 위해 분투했던 사바나 초원이 연상된다.

 

골프장을 찾으려는 본능, 유전자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연을 찾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예로 캠핑·골프·등산·산림욕·산책 등이 있다. 도시계획를 하다보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공간 중의 하나가 공원(park)인데, 대형공원부터 근린생활단위를 커버하는 포켓공원까지의 녹지공간·녹지축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유전자 속에 내재된 바이오필리아 때문이다. 「생명」과 「사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를 합성한 바이오필리아(Biophilia)인간의 유전자 속에 녹색을 갈망하는 인자가 들어 있다는 학설이다.

 

초기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자연 속에서 생존·진화했다. 사바나 가설(Savanna Hypothesis)인간은 본능적으로 조상이 거주하던 사바나 환경에 아직까지 끌린다는 내용으로, 실제 현대인들이 사바나와 유사한 경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의 오랜 각인으로 인류문명이 발전한 공간의 주요특징은 다음과 같다.

 

트인 공간 : 풍부한 자원

높은 공간 : 경쟁자(포식자)의 정세와 지형 관찰

물언저리 공간 : 물·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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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눈이 바라보는 어딘가, 발바닥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겠지만, 골프도 어느 정도의 연습량이 없이는 기량발전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주말골퍼들은 요령을 찾게 되고, 프로골퍼들의 순간동작만을 따라 하려한다. 하지만 드러나는 동작은 의도한 동작과 큰 차이가 있다. 가끔 집에서 거울을 바라보며 취한 어드레스가 완전히 잘못된 자세인 경우가 많은데, 그 자세로 라운딩에서 스코어 잘 나왔다고 자만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양팔이 떨어지는 각도인데, 대부분의 아마추어는 양팔이 공쪽으로 나가있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그립이 몸에 가까운 상태에서는 백스윙을 못하는 것이다.

 

어색할 수도 있지만, 양팔은 가급적 지면과 수직으로 내려주어야 스윙궤도가 제대로 나올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타자의 시각에서 어드레스 그립은 발바닥 어디엔가 위치해야 한다. 보통 키가 큰 투어프로 기준으로 발뒤꿈치에 그립이 보이게 두라고 말하지만, 170~175cm 가량의 신장에서는 발가락 정도의 위치가 충분한 듯하다.

타자가 바라보는 그립 위치

채찍 마냥 늘어트려야 하는, 샤프트

 

인도어 연습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타음은 '딱' 소리로, 딱딱한 두 물체가 부딪힐 때 발생하게 된다. 아이언이 정확한 궤도를 움직이면서, 다운블로우로 볼을 압축하게 되면 묵직한 '떡' 소리가 나게 된다. 타자는 소리보다는 손맛으로 스윗스팟을 느끼게 되는데, 스윙 내내 느껴지는 헤드무게를 정확하게 타겟으로 투척해야만 가능하다.

 

투어프로들의 어드레스 루틴 중에 샤프트를 수평되게 들었다가 살짝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수평된 샤프트에 비법이 있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골프조언 중에 다운스윙 과정에는 샤프트를 최대한 수평으로 지나가게 해야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투어프로들은 샤프트를 최대한 늘어트려서 헤드무게를 최대한 느낀 채로 백스윙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팔이 아닌 몸통이 주도하는 테이크어웨이가 수월하게 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투어프로들은 수십년 간 숙달된 느낌이 있기에, 그냥 손목을 살짝 들어올리면서 헤드무게를 싣게 된다.

2024 롯데챔피언쉽 Nataliya Guseva

 

몸통으로 테이크어웨이를 했다면, 헤드무게는 온전히 왼손목만이 느껴야 한다. 오른손은 거들 뿐이며, 오른손 약지·새끼는 잘라버려도 될 정도로 무용하다. 백스윙 내내 클럽헤드가 Out으로 빠지면 안되고, In에서 올려져야 한다. In영역에 있더라도, 관찰자가 보기에는 충분히 몸 옆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In영역에서의 Out」이라는 미지의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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