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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로리에서 날로 진화하는, 학교폭력

by Spacewizard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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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전세계적으로 사회문제화된, 학폭

1990년대 괴롭힘으로 진화하면서 탄생한 단어, 이지메·왕따

괴롭힘의 양상을 다양화시킨, IT기술

눈에 보이지 않게 진화한, 언어폭력·사이버폭력

가해자가 없앨 수 있는 중요한 역할, 부모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LmoLCPAi7IA

 

2022년 방영된 Netflix 드라마 「더글로리」는 학교폭력(이하 학폭)과 복수를 다루고 있다. 드라마 제목은 모닝글로리(Morning Glory, 나팔꽃)에서 따 온 것으로 보이며, 「덧없는 사랑과 속임수」라는 꽃말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실화를 모티브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2006년 청주 여중생 고데기 학폭사건과 유사한 상황을 설정했다. 2023년 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정순신(검사 출신 변호사)이 임명되어 논란이 되었으나, 낙마의 트리거는 또 다른 이슈인 자녀의 학폭 사건이었다. 2018년 정순신 자녀의 학폭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정순신은 변호사 개업을 하였다. 언론에 따르면, 2017년 민족사관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정순신의 아들이 1년 간 동급생들을 폭언으로 괴롭혔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로 인해 피해학생들은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었다고 한다. 한 피해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진학도 하지 못한 상태이며, 또 다른 피해학생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해외로 떠났다고 한다. 반면에 가해학생은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한 후 서울대에 진학했다. 당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는 가해자에게 강제전학·서면사과, 특별교육(학부모 포함) 10시간 조치를 내렸는데, 정순신은 「학교폭력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대법원까지 모두 패소했다.


오래된 역사, 학교폭력

고대 그리스에서는 주로 가정·사립학교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대표적인 사립학교(플라톤의 아카데미, 아리스토텔레스의 리케이온 등)은 상류층에 한정되어 운영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도 학생 간의 격언·빈정·유머 등이 있었는데,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선생님이 고문·폭력으로 학생을 다루는 경우가 빈번했는데, 이 또한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하긴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다음과 같은 말이 통용되는 사회분위기였으니.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18세기 유럽에서는 학생 간의 불화·폭력 문제가 빈번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법원이 아닌)가 자체적으로 형벌을 집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1970년 이후 학폭이 본격적으로 사회문제화되었는데,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아시아 등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1980년대부터 일본의 이지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고, 1995년 전후로 한국에서는 왕따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괴롭히다」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 이지메르(いじめる)가 명사화된 이지메는 특정대상을 놓고 집단이 다같이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학급 내의 약한 존재가 희생양이 되었는데, 이러한 문화는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되는데 주로 노년층·여직원이라고 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모바일 기술의 보금으로, 사이버학폭이 등장했다. IT기술이 급속도 발전함에 따라 학폭의 양상 정도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학폭 피해자와 가해자를 표현한 그림
학폭 피해자와 가해자를 표현한 그림 [출처:법제처]

더글로리에서 날로 진화하는, 학교폭력

앞서 말한 「더글로리」는 물리적 폭력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정순신 자녀사건은 비물리적 폭력에 주목하게 된다. 최근에는 언어폭력이 육체폭력보다 많은데, 이는 추후 사건화에 대비하여 입증이 어려운 방향으로 학폭이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가해자도 스스로의 폭력행위가 학폭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어폭력에는 욕설·협박·모욕·외모비하 등이 포함되어 더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다. 특히 성적인 모욕이나 가족에 대한 모욕은 사회적으로 덜 성숙한 미성년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언어폭력만 행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폭은 다양한 유형의 폭력들을 복합적으로 동반한다. 최근에는 사이버상 학폭이 점점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SNS·게임의 부계정을 만들어 피해자의 사진을 허락 없이 게시하거나, 태그 기능으로 피해자의 계정을 지목하여 괴롭히기도 하며, 피해자의 가족을 모욕하는 내용의 글·사진을 인터넷상에 유포하면서 그 피해가 확대재생산되기도 한다. 사이버폭력도 물리적 폭력과 마찬가지로 외상을 남기게 되는데, 시공간의 제한 없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그 흉터가 사라지지 않으면서 더 큰 고통으로 남는다. 최근에는 죄의식이 상대적으로 덜한 무형재산을 갈취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개인정보·인터넷데이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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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들이 입게 되는 대표적인 피해는 눈에 보이는 신체적 부상이다. 자상·타박상·골절·내장파열 등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 외에 학폭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영향 1) 감정적 외상

학폭은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고통을 줄 수 있다. 피해자는 우울증·수치심·무력감·죄책감,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증상들과 여러 감정(공포·불안·슬픔 등)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감정은 일시적으로는 경감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워지지 않는 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피해자의 정체성·자존감 훼손은 향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영향 2) 사회적 고립과 학업 수행 어려움

가해자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게 되면, 피해자는 스스로를 잘못된 존재로 인식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는 피해자가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학폭 피해자들이 사회적 고립감을에 빠지는 이유이며, 이런 고립상태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폭력경험의 심리적 영향으로 인해 학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불안감으로 인해 집중력이 흐려지고 협동을 요구하는 과제수행 등이 어렵게 된다.

영향 3) 추가 폭력의 위험

피해자들이 경험한 트라우마는 그들이 처할 미래(대학생활·사회생활) 유사상황에서의 대처를 더 취약하게 만들면서, 더 많은 폭력(자해·성폭력 등)의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가정폭력을 경험·목격한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경험·목격할 가능성이 높은데, 복합적인 정서적 문제를 동시에 겪게 되는 것이다.

가해자의 폭력성 조절, 부모의 역할

벤치에서 자녀와 대화를 즐기는 부모 출처 Pixabay
자녀와 대화를 즐기는 부모 [출처:Pixabay]

역할 1)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긍정적인 공감 제공

학폭 가해자의 폭력성을 조절하는데는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의 행동에 대 열린 대화를 자주 유도하면서, 자녀로 하여금 자신이 일으키는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게 하고 타인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의 긍정적인 행동, 능력과 잠재력을 강조하여 스스로 인식하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격려는 자녀에게 긍정적인 인식 능력과 자신감을 키워준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스트레스나 분노와 같은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반려동물과 게임이 이러한 감정 조절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역할 2) 단호한 교육, 책임감 부여

부모는 자녀에게 적절한 행동과 부적절한 행동을 분별하는 교육을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적절성을 인식하게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으나, 이때 책임 전가, 일시적인 모면 및 일방적인 외면 등의 무책임한 태도는 훗날 사회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성하지 않고 넘어 간다면 장래에 더 큰 문제로 되돌아 올 것이다.

역할 3) 치료 및 상담 제공

만약 자녀가 심각한 교내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 부모는 이에 필요한 전문가의 치료와 상담에 대한 지원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는 비단 가해자 뿐만 아니라 부모, 피해자, 학교, 더 나아가 사회의 안녕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가해자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피해자의 추가적이고 지속적인 고통과 학교 내의 폭력문화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는 부모와 사회 전반에게 큰 부담으로 남으면서 사회적인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학폭 전문 로펌이 많아 졌다고 한다. 변호사나 법무법인을 선임할 수 있는 법조계 인사 또는 자산가들은 소송을 통해 시간을 지연시키고, 그 사이 학폭 피해자는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망가져 가는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학폭에 대한 대처와 책임을 피해자와 학교에만 전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국가가 초기부터 개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물론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계속되어 갈 것이다. 어린 피해학생들이 지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만들어지길.

 

[Music] 서글픈 글로리

https://www.youtube.com/watch?v=T1m-x_ix0QE

Sad Glory_서글픈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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