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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세상을 영화로 바라보는, 객관화

by Spacewizard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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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상황에 감정을 투영함으로써 평정심을 잃거나 스트레스를 호소하곤 한다. 인간의 행동은 감정, 경험, 그리고 선입견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뿐더러,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습과 반복이 요구된다. 최근 '세상을 바라볼 때 영화관 관객의 입장을 가져보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였는데, 생각을 할수록 어떻게 현실에 적용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뇌의 부하가 걸리는 경우에 억지로 관객 입장에서 주변상황을 타인의 일처럼 바라보는 연습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렇듯 초보자는 극단적으로 방관하는 자세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내공을 높여 나가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이 글에서는 자신의 주관적 관점이 아닌 객관적 관찰자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법과 그로 인한 효과들을 알아보자.

나의 상황을 영화관 관객의 시각으로 바라봄
나의 상황(스크린)을 영화관 관객의 시각으로 바라봄

 

객관적 관찰자(objective observer)는 자신의 생각, 감정 및 행동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관찰·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므로, 일상에서 여러 연습들을 반복하면서 몸에 익힐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연습 1) 마음챙김(Mindfulness)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잡념과 감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은 채 정신이 조종당하는 상태자동조종(autopilot) 상태라고 한다. 이 경우 고통스런 상황을 없애거나 당장에 회피하려 경향이 많은데, 이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자동조종 상태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나의 상황과 상태에 대해서 인지하려는 접근을 해야 한다. 마음챙김은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을 일단 내버려두고, 정신과 육체를 집중시켜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사고방식이다. 주로 명상, 요가 및 기도 등의 형태로 하게 되며, 이를 통해 머릿 속의 다양한 생각들을 분리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판단하려는 욕구를 최대한 내려 놓아야 하는 것이다. 흔히들 명상을 조용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알지만, 오히려 생각과 함께 욕구를 멈추는 것이 그 본질이다. 

연습 2) 자기분석의 도구, 기록

자신의 행동, 생각 및 감정에 대해 깊게 성찰하고 분석하는 연습을 하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게 되면서 인생을 개선할 수 있다. 자기분석의 가장 강력한 방법은 매일 일어난 일들과 그에 따른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것인데, 기록을 통해 자신의 생활패턴과 반응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있는 그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그 분류 과정에서 생각의 가치를 재평가하면서 올바른 사고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연습 3) 공감을 위한 기본, 3자 관점

상황이나 감정에 매우 몰입되어 있을 때, 마치 3인 것처럼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마치 유체이탈한 듯한 행동은 감정의 이입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황을 이해하게 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자기 거리두기(self-distancing)는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몰입된 감정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또한 타인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면서 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려고 노력하면, 자신만의 일방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이는 이전 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배신>에서 언급한 배신의 긍정적인 효과에 관한 내용과 유사한 면이 많다.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기 거리두기 출처 시사CAST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기 거리두기 [출처:시사CAST]

 

위와 같은 연습들을 통해 객관적 관찰자의 시각을 갖추게 되면, 심리적·정신적인 측면에서 여러 건설적인 효과들을 얻을 수 있다.

효과 1) 평정심, 그리고 합리적인 대응

객관적 관찰자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특정한 상황에서 침착함과 객관성을 유지시켜주는데, 이는 감정적으로 애착을 가지거나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은 채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가령 누군가와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영화관 관객의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평정심을 가지고 합리적인 대응을 구사할 수 있다. 이러한 대처는 상황이 감정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부터 자신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중연설이나 취업면접과 같은 심리적 압박감이 높은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에 사로 잡히는 대신, 그 순간의 상황 판단에 근거를 두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효과 2) 공감능력 배양

객관적 관찰자의 관점을 더 잘 취하는 사람들이 타인과의 공감능력도 높다고 한다. 사람은 감정적으로 매우 흥분한 상태에서는 타인의 감정보다 자신의 감정적 반응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관찰자의 관점을 취함으로써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함과 동시에 타인의 감정적 경험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더 큰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의 연구는 관찰자의 관점을 취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감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효과 3) 다양하고 창의적인 해결책 도출

객관적 관찰자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특정한 상황에서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제3자의 관점을 취하는 것은 인지적 편견(cognitive bias) 극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생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여러 각도에서 문제를 볼 수 있고, 이는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의 도출도 이어질 수 있다. 관찰자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는 여행, 외국어 학습 및 다른 문화의 경험과 같은 활동에 참여하는 것 또한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객관적 관찰자의 관점에서 주어지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은 객관적인 판단과 공감능력 촉진은 물론, 창의성과 혁신의 제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것은 우리 주변의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더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사고방식을 개발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시때때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을 건설적으로 풀어나가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에게 유용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찰자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유체이탈 처럼 느껴지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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