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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투자

부실에도 한 장의 조커를 쥔, 금고

by Spacewizard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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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채권의 부실로 인한, 연체율 급증

대주단과 신탁사의 니즈로 인해 탄생한, 책준관토

규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PF 늘려온, MG

책준관토PF 부실의 끝자락, 머니게임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R9pJAqEJRO0

 

최근 MG새마을금고(이하 MG)의 연체율 급등과 관련하여 많은 뉴스들이 쏟아지면서 고객들을 불안해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도를 비롯한 대구·부산 등지의 MG가 거론되면서 그 사정들도 구체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전 글 <금리와 인플레에 무너진 다리, 브릿지론>에서는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금융권의 부동산PF 부실가능성 지표인 연체잔액·연체율이 빠르게 상승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2023년 3월 말 기준 PF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82%p 늘어난 2.01%이다. MG의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 배경에는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PF채권의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는 MG사태의 배경과 진행사항에 대해서 알아보자.

 

신탁사와 함께한 MG 전성시대, 부동산PF

 

부동산신탁상품 시장점유율에서 책준관토의 비중이 증가한 배경으로 부동산경기 호황에 따른 대주단의 공격적인 대출전략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전 글 <점점 현실화되는 위험의 전염, PF>에서는 책임준공형관리형토지신탁(책준관토)가 본PF의 추가 신용보강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신용·시공실적·재무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열악한 중소형 시공사들도 PF풀(pool)에 들어왔다고 언급한다 있다. 대주단은 시공리스크를 확대하면서 PF대출을 늘릴 니즈를 가지고 있었고, 마침 신탁사가 관리형토지신탁(일반관토) 대비 높은 수수료를 전제로 시공리스크를 헤지(hedge)해주기로 하면서 2016년 출시된 책준관토는 2019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다. 참고로 토지신탁상품 수수료는 매출액 기준으로 차입형 4%, 관리형 1% 이하, 책준관토 1~2% 수준이다. 시장경쟁이 치열할수록 보수요율은 낮아진다.

관리형토지신탁 신용보강 구도
관리형토지신탁 신용보강 구도

MG가 성장해 온 배경, 규제 사각

 

MG의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잔액은 2023년 1월 56.4조원으로 2019년 말 27.2조원 대비 2배 이상인 +29.2조원이 증가한 상태이다. 이 중 부동산PF 잔액은 2020년 말 2.8조원, 2021년 말 9.9조원, 2022년 15조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2019년 전후로 MG가 부동산PF를 공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통제·규제가 있었다. 행정안전부 관할인 MG는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통제가 덜 미쳤고, 그로 인해 타 금융업권과 비교하여 PF 자기자본(equity) 조건이 약했다. 이전 글 <금리인상이 서서히 죄어온, 은행 파산>에서는 저축은행이 본업인 서민대출시장을 대신해 부동산PF시장에 주력한 결과, PF채권 부실과 함께 2011년 저축은행사태를 맞게 되었다고 언급했었다.

 

이후 저축은행은 총여신의 20% 한도 내에서 총지출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한 차주에 한해서만 부동산PF를 취급하였다. 다른 금융업권 대비 깐깐한 규제지만, 과거 저축은행사태라는 큰 혼란을 일으킨 업보라서 뭐라 할 말은 없는 처지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자기자본 20%(금융감독원의 규제를 받는 신협도 동일하게 적용)을 완화하자는 의견들이 일부 있었지만,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그 말은 쏙 들어갔다. 중소형 부동산PF시장의 경쟁상대인 저축은행·신협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틈바구니 속에서 서민대출을 주로 하던 MG는 부동산PF시장에 무혈입성을 하게 된다. 초기 MG의 부동산PF 조건에서 자기자본 기준은 거의 없다시피하였고, 자기자본 10% 이하의 개발건도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부동산PF를 확장해가던 MG는 2022년 상반기 이후의 금리인상기에도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밖에 있다보니, 그에 대한 풍선효과 인해 대출접수가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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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위기를 넘어서는, 신탁사 위기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3월 말 MG의 연체율은 5.3%로 전체 상호금융권(2.4%) 대비 2배 이상 높았는데,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6%(부동산PF 관련 9%)를 넘어섰다고 한다. MG의 연체율 급증의 주원인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PF 부실이며, 이는 2011년 저축은행사태의 불안한 기억을 소환하면서 뱅크런을 불러왔다. 하지만 12년 전 저축은행 부동산PF 부실과 현재 MG 부동산PF 부실의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신탁사의 신용공여 여부이다. 과거에는 금융기관이 시장위험을 전부 부담하는 일반관토구도였다면, 현재는 그 시장위험의 일부(공기지연위험)를 신탁사가 부담하는 책준관토구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준관토는 신탁사책준기한(신탁사에게 주어진 책임준공기한)까지 사용승인을 득한다면, 신탁사는 더 이상 대주단에 대한 의무는 남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같이 공사원가 상승과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환경이 나빠질 경우, 공정지연으로 인해 신탁사책준기한까지 사용승인을 득하지 못하게 되면서 신탁사의 고민은 시작된다. 이때 신탁사는 자금(계정대) 투입과 손실처리 가능성을 고민하게 되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대주단과 신탁사의 머니게임이 펼쳐지는 것이다. 일단 대주단은 한 장의 조커(신탁사의 손해배상의무)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한 엑시트(exit, 자금회수) 요인들을 세밀하게 분석할 것이고, 여기에는 시공사 사업계속의지, 사업수지상 이익버퍼, 신탁사업팀의 업무역량·신뢰 등이 포함된다. 개인적으로는 대주단을 대표하는 주간대주와 신탁사업팀 간의 유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 줄 가능성이 그나마 높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대주단의 노력

 

2023년 상반기 금융당국에서는 금융권의 손실분배에 대한 자구노력을 강조하면서 자율협약을 권고하고 있는데, 2월 저축은행업권은 자율협약을 맺어 부동산PF 대주단협의체를 출범시켰고, 4월에는 금융권 전체가 참여하는 부동산PF 대주단협의체가 가동되었다. 이로써 하나의 PF사업장에 여러 금융업권이 동참한 경우에 적용되며, 만일 단일업권으로만 대주단이 구성된 경우에는 해당업권에서 만든 업권별 협약을 따른다. 실제 자율협약 이후 PF의 만기연장과 채권재조정 등의 구조개선(재구조화)이 원만하고 신속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대주간 간에도 순위에 따라 이해상충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바, 중·후순위 대주들은 상각(손실처리) 및 출자전환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대주단협의체를 통한 여러 노력들은 단기적으로는 연체율을 낮추는데 기여하게 된다.

 

2023년 1월 금융위원회는 위험도가 높다고 세간에 알려진 몇 개 신탁사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책준관토 현황·문제점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경우, 신탁계약서 상의 모호한 부분이 시공사·신탁사·대주단 간에 미칠 영향들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하반기에는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핵심은 앞서 말한 신탁계약서 상의 모호한 부분인 신탁사가 배상해야손해범위와 그 이행시기를 명확히 하는데 있을 것이다.

 

거대 인플레이션이 건설업계에 미치는 여파는 가히 쓰나미에 빗댈 만한데, 공사원가 상승이라는 외부충격 상황에 더하여 그간 이어져 온 내부변칙들마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GS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그 원인으로 보강철근의 누락이 지적되고 있는데, 원자재가 상승이 이러한 관행을 더 용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변칙들은 선진화·투명화라는 명목으로 언젠가는 개선되어야 했지만, 그것이 어려웠던 이유는 역시 돈이었다. 어쨎든 가뜩이나 어려운 원가환경에서 내부체질 개선이라는 과제까지 안게된 부동산개발업계는 이중부담을 장부에 담게 되었다. 이는 조만간 분양시장의 수분양자들에게 '인상된 분양가'라는 영수증 형태로 청구될 것으로 보이는데,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Music] 월스트리트 블루스

https://www.youtube.com/watch?v=kg3oQsvwXlc

Wall Street Blues #월스트리트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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