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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교도소 개장을 준비하는, 태백

by Spacewizard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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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나 강릉에 비해 다소 낮은 접근성, 태백

폐광과 함께 감소하는 인구

폐광지역법으로 조성된 자본(기금) 활용 고민

태백의 대안, 관광자원 조성과 교도소 유치

[Shorts] https://www.youtube.com/shorts/soA3E5lAPYc

 

서울에서 태백으로 가는 길은 유독 멀게 느껴진다.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로 인해 강릉·속초와의 접근성이 매우 높아져, 주로 이동이 쉬운 강원도 북부에 익숙한 탓이다. 하지만 20년 전부터는 카지노와 하이원리조트를 찾아서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 남부 폐광지역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 영월·정선·태백의 첩첩산중을 지나다가 뜬금없이 높은 건물들이 들어선 모습을 보면 '과연 도시화가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뛰어난 자연환경을 활용한 개발아이디어에 감동을 받게된다. 최근 강원도 태백시의 인구감소와 교도소 유치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이전 글 <고령화를 피해갈 수 없는, 교도소>에서 다뤘던 지방도시의 교도소 유치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이를 소개한다.

태백시 위치 출처 태백시
태백시 위치 [출처:태백시]

여느 지방도시 보다 심각한, 인구 감소

강원도 남부 산지에 위치한 태백시 인구는 2023년 1월 기준 3.9만명대로, 이는 전국 시단위 중에서 가장 적은 숫자이면서 강원도내 일부 군단위보다도 적다. 1981년 삼척군 장성읍·황지읍이 통합되어 삼척시로 승격된 당시, 태백시의 인구는 11.4만명대으로 현재의 3배 가량이었고, 지역소재 탄광이 44개소로 정점에 달했던 1987년에는 12만명을 넘었었다. 그러나 석탄수요 감소 탄광·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2022년 인구는 4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40년 간에 60% 이상의 인구가 사라진 셈이다.

 

폐광지역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특별법

 

1980년대 들어 석탄수요의 감소로 채산성이 저하되자, 1989년 정부는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을 시행하면서 168개에 달하던 탄광을 1994년 13개로 감소했다. 이때 강원도 남부 탄광지역 인구도 44만명에서 15만명으로 급감하였고, 남아있던 광부들도 일자리를 잃은 상태였다. 1990년대 초반 폐광지역은 그만큼 절박했다. 이에 먼저 광부인구가 가장 많았던 태백시에서 「폐광지역개발지원특별법(폐광지역법)」 제정을 요구했고, 이후 사북이 가세했다. 사북은 1980년 사북노동항쟁 이후 강한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1995년 3월 정부는 폐광지역법 제정에 합의했고, 이 특별법에 따라 1998년 설립된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를 정선에 개장했다. 도박산업 유치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카지노 유치가 없었다면 정선군내의 사북·고한 등은 상당히 위축되었을 것이다.

 

강원랜드의 영업이익과 고용창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았는데, 정규직과 협력업체직원의 절반 이상을 폐광지역 주민을 채용해오고 있다. 애초에 폐광지역법의 기한은 10년이었지만, 이후 3번의 개정으로 2045년까지 연장되었다. 폐광지역법에 따라, 강원랜드 순이익의 25%는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분류되어 폐광지자체(태백·정선·영월·삼척)로 배분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소도시에 유입된 지원금이 타당성 높은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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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공간의 관광자원화

태백시내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 19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마을 철암동이 존재하는데, '철이 많은 쇠바우'가 있다하여 불리게 된 지명이다. 국내 최대 단일탄광장성탄전의 석탄이 철암역으로 운반되어 왔는데, 탄광산업이 활발하던 1980년대 당시 4만여명의 인구가 살던 철암동은 매우 활력이 넘쳤다고 한다. 하지만 2023년 현재 철암동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는데, 현재는 인구가 약 95% 줄어 약 2000명 수준이라고 한다. 현재 태백시에서 철암탄광역사촌을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하천변을 중심으로 부흥했던 당시의 가게·간판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노후건물을 철거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결국 원형을 보존관광자원화기로 했다. 철암동의 남쪽에 위치한 365세이프타운 내에 위치한 한국안전체험관을 아이들과 다녀온 적이 있는데, 대도시들에 위치한 체험관들과 비교해서도, 오히려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관람비용의 대부분을 태백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반나절 만에 매우 넓은 365세이프타운을 다 경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다음 번에는 소방체험·숲체험도 해 볼 생각이다.

 

교도소 유치 노력

 

실제 태백시에서 마지막 남은 탄광인 장성광업소는 2024년 말 폐광될 예정으로, 그 후 인구감소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타지역에서 기피시설로 분류되는 교도소를 유치하기에 이르렀다. 오는 2025년 착공하여 2028년 준공할 예정인 태백교정시설 약 1500명을 수감할 예정이다. 태백시는 교정시설 유치로 직원 500명과 부양가족을 포함한 1500명 이상의 인구 유입과 지역을 방문하는 면회객들로 인한 소비유발 효과를 기대한다. 교정시설은 벽과 건물 등에 단열처리가 미비한 경우가 많아, 특히 상층부는 여름철 더위와 겨울철 추위에 매우 취약하다. 아무래도 냉방시설이 난방시설보다 열악한 만큼 여름철의 긴장이 고조될 수 밖에 없으며, 열악한 온도환경이 과밀수용과 결합되면서 내부갈등과 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태백지역은 2013년 3차례의 열대야가 발생한 이후로는 10년 동안 열대야가 없을 정도로 여름철에 시원한 도시인데, 하절기 평균기온이 22도 수준이라고 한다. 시원한 태백시에 신축되는 태백교정시설에 어떤 수감자들이 배치될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좋은 죄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Music] 되살아나는 도시

https://www.youtube.com/watch?v=HLWH4Pb1wc8

A Resurgent City #되살아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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