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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필름을 깨부수고 독소를 감당해야 하는, 디톡스

by Spacewizard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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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막연히 장이 안 좋다고 생각한 계기는 묽은 대변이었는데, 흔히들 말하는 쾌변을 경험해 본 기억이 손에 꼽힌다. 하지만 배변 후의 느낌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질병이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니라서 40세까지 그냥 무심히 지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전 글 <두렵기에 대비하는, 치루>에서 언급한 3번에 걸친 치루의 원인이 묽은 대변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치루의 원인은 항문샘의 세균감염인데, 주로 설사처럼 액화된 대변이 항문샘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기 때문이다.

 

COVID-19 발생으로 뒤숭숭했던 2020년 1월말, 날로 쇠해지는 체력과 면역력을 높이고 쾌변의 기대의 가지고 장디톡스를 결심했다. 일반적으로 디톡스(detox)체내독소를 없애는 일을 총칭한다고 보면 되겠다. 몇 일 간 디톡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한 후, 해외에서 생산된 건강보조식품들과 구충제를 구입하였다. 결론적으로 디톡스를 진행하고 3일 뒤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디톡스의 효과를 신뢰하게 되었다. 갑작스런 오한과 식은 땀으로 드러눕게 되었는데, 한나절이 지나면서 몸이 매우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다. 더 놀라운 부분은 흰색 라운드티 목 주변이 진한 갈색으로 변색된 것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시기와 정황상 디톡스 요법과 연관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진행한 디톡스 요법에 대해 살펴보자.

 

장의 독소를 쫙 빼는, 디톡스

 

식전 : 바이오필름 분해제
식중 : 구충제
식후 : 베르베린

 

흔히 「제2의 뇌로도 불리는 장(소장·대장)에는 신경이 밀집되어 있어, 장 속의 수많은 기생충들이 뇌·장 사이의 신경전달계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장내 기생충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신체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장 속의 기생충·세균은 서로 들러붙어 미생물군을 형성하는데, 이런 미생물복합체를 바이오필름(biofilm, 생물막)이라 한다. 단단한 바이오필름은 기생충·세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이오필름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음식만으로는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약물을 통해 분해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식사 1시간 전의 공복상태에서 바이오필름분해제를 복용하면 된다. 분해된 바이오필름에서 모습을 드러낸 기생충은 구충제를 사용하여 죽이고, 기생충막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유해균·바이러스은 베르베른·MMS로 제거하는 메커니즘이다. 디톡스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독소는 땀·설사·오줌·호흡을 통해서 배출이 된다. 몇 일에 걸쳐 디톡스를 진행한 이후에는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차전자피를 복용하면서 평소처럼 관리하면 된다.

바이오필름 발전 5단계
바이오필름 발전 5단계 [출처:D. Monroe. "Looking for Chinks in the Armor of Bacterial Biofilms]

대장에는 유해균·유익균·중간균이 각각 15%, 15%, 70% 비중으로 존재한다. 유익균은 내용물을 발효시키는 반면, 유해균은 부패작용을 일으킨다. 유익균·유해균의 비중균형이 깨지면, 중간균은 비중인 큰 균 쪽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그래서 유산균 등을 통해 유익균을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장내 유해균은 영양분(비타민·미네랄·필수지방산·아미노산 등) 흡수기능을 방해하는데, 참고로 비타민·미네랄은 소장, 필수지방산·아미노산은 대장에서 흡수된다.

 

유해균의 비중이 커지면, 유해균들이 뒤섞여 만든 바이오필름이 장내표면을 코팅하면서 독소를 발생시킨다. 이 독소는 위장을 자극하여 펩신·위산을 과다생산하게 되는데, 과다한 펩신(pepsin, 단백질 분해효소)으로 인해 과잉흡수된 단백질의 잉여분은 체내에 축적되면서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대장 내 세균환경이 유해균 우위가 계속된다면, 단백질 과다흡수와 기타 영양분 과소흡수로 불균형이 일어난다. 바이오필름이 많은 상태에서는 양질의 유산균을 섭취하여도 대항작용으로 인해 그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복통·구토·소화불량·두통·설사 등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천연항생제라 불리는, 베르베린

 

베르베린(berberine)식물에서 합성된 천연 알카로이드(alkaloids)로서, 삼황(三黃, 황금·황련·황백)·소백, 매자나무씨앗, 골든씰(goldenseal) 뿌리, 황금(속 썩은 풀), 오레곤 포도(oregon grape) 등에 함유되어 있다. 베르베린은 항염·항균·항바이러스·항기생충·항당뇨 등의 효능을 보이며, 특히 트라코마(이집트 안염), 장내 기생충, 세균성 설사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는 장내벽의 기능을 개선하여 유익균의 비중을 높이기 때문인데, 유익균이 늘어나면서 비정상대사(비만·인슐린저항성)를 개선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인간의 소화효소로는 소화가 어려운데, 유익균은 식이섬유를 발효시켜 단쇄지방산(SCFAs, Short Chain Fatty Acids)을 만든다. SCFAs는 대장세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60~70%를 제공한다고 한다.

 

베르베린은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효소인 AMP활성화단백질키나아제(AMPK, AMP-activated protein Kinase)을 활성화시키는 화합물 중 하나이다. AMPK는 대사질환(2형 당뇨병 및 고지혈증·비만 등)과 연관된 대사조절의 핵심효소로, 체내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의 AMPK을 활성화시키면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신진대사가 개선되는데, 이로 인해 혈당 강하, 복부지방·중성지방 감소, 인슐린 감수성 향상, 염증 감소와 함께 노화방지 효과로 나타난다.

 

많은 연구에서 베르베린은 당뇨병 치료약인 메트포민(Metformin)과 비교하는데, 이는 베르베린이 메트포민과 유사한 기전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베르베린은 공복혈당·인슐린·당화혈색소(HbA1c)를 지속적으로 낮추면서도 부작용이 많지 않은 편이며, 심혈관질환의 위험(복부지방·혈중콜레스테롤·LDL·HDL 등)도 크게 낮춘다고 한다. 또한 베르베린은 안드로겐 조절 기능도 가지는데, 안드로겐(androgen)은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나타내는 모든 물질을 일컫는다. 여성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Polycystic Ovary Syndrome) 환자의 치료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투명한 캡슐의 베르베린은 선명노란색을 띄고 있는데, 장내 유해균 제거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식후에 먹는게 좋다. 이는 생식·조리식을 불문하고 모든 음식에는 독소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베르베린은 2가지(vulgaris종·aristata종)에서 추출되는데, vulgaris종 추출물이 더 비싸지만 효능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베르베린은 강도가 센 천연항생제라서 공복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청소년기에 여드름 치료를 위해 피부과 처방약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흔히들 피부과 처방약은 독해서 위장을 상하게 한다고 할 만큼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베르베린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베르베린은 피지 형성을 억제하면서 흉터재생 속도도 높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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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독소를 뿜어내는, 칸디다 다이오프

 

주로 생물학·환경학에서 사용되는 다이오프(die-off) 특정한 생물종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이는 자연재해, 기후변화 등의 자연적인 원인 내지는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과도한 수렵 등의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19세기 북미대륙에서 발생한 아메리카 들소(american bison)의 대량 죽음과 1980년대 북반부에서 발생한 질병에 의한 바다표범(seal)의 대량 죽음이 다이오프의 대표적인 예이다. 최근에는 산불, 서식지 파괴,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호주 코알라의 개체수 급감과 세계 각지의 꿀벌 개체수 감소가 이슈이기도 하다. 

 

의학분야에서도 다이오프 용어를 사용하는데, 항생제 등의 사용으로 장내 세균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흔히 알고 있는 칸디다 질염과 구강 칸디다증은 모두 칸디다(Candida) 진균이 일으키는 감염이다. 이전 글 <어디서든 독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곰팡이>에서는 세균과 구분되는 진균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구강·장·항문·질·피부 등에 존재하는 칸디다균은 무해하지만, 취약한 건강상태(면역력 저하, 과체중, 점막장벽 손상, 항생물질 장기 복용, 당뇨병 등)에서는 기회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칸디다 다이오프는 칸디다균이 대량 사멸되는 과정에서 내뿜는 강한 내독소(endotoxin)가 반응을 일으켜 나타나며, 발한·식은땀·현기증·두통·멀미·구토·복부팽만·관절통증·설사·변비·근육통·피로·두드러기·오한·우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헤르크스하이머(Herxheimer) 반응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칸디다 다이오프는 간해독작용으로 중화가 가능하여 보통 일주일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증상은 사라진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오래가면 간해독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칸디다 다이오프가 약 70여 종의 내독소를 발생시킨다고 하는데, 이러한 독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흡착물(벤토나이트 클레이, 활성탄 등)을 통해 배변으로 배출하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한다. 또한 혈액으로 스며든 독소는 해조류(스피루리나, 클로렐라 등)를 통해 제거하기도 한다. 해독작용으로 인한 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밀크씨슬·항산화성분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항산화 목적으로 비타민C(메가도스)·글루타치온(NAC)·아스트잔틴·알리포산(R-lipoic acid)을 복용 중이다.

 

현재는 일정 기간의 디톡스 스케줄에 짜기 보다는, 점심식사 전후로 생각날 때마다 섭취하고 있다. 잦은 음주로 바람 잘 날 없는 장을 유지시켜 주는 나의 4총사는 차전자피·유산균·베르베린·바이오필름분해제이다. 여생을 같이 해야 할 요소들. 대용량의 베르베린은 설사를 야기하기도 하며, 항생제와 상호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추가적인 팁으로 외부활동 등의 액티브한 스케줄이 있는 날에는 가급적 바이오필름분해제·베르레린의 복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대장을 예민하게 만들면서 잦은 변의를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동물·시험관 실험에서는 베르베린이 심장 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암 등 다양한 건강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인체에 미치는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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